매일 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 "습관육아" (1)
아이를 육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지만, 그 근간이 되는 아빠 스스로를 육아 즉,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가장 확실한 자기성장의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독서.
나는 성인이 된 이후, 대학교 전공도서 외에 스스로 마음이 내켜서 읽었던 책이 10권도 되지 않았다. 거의 책을 잡지 않고 살고 있던 내 삶이었다. 잡은 것은 TV리모컨과 휴대폰쯤? 그리고 술잔과 과자봉지쯤?
반면에 아내는 책을 좋아했다. 책을 자신의 주위에 가까이 하고 있었고, 자주 구입했으며, 꾸벅꾸벅 졸면서도 책을 보았다.
나는 그 모습이 참 불편하고 한심하다는 생각이었다.
'아니 앞으로 이 세상에 활자로 된 종이책들은 사라질 텐데 구태여 종이책을 들고 졸린 눈을 비벼가면서 책을 보고 있다니..'
어서 자라며 거실 불을 강제로 껐던 경우도 생각난다. 피곤해하면서도 책을 잡고 있는 모습이 어리석다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던 내 모습..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훨씬 더 어리석었다.
그런데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라는 옛말이 정말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게 되었다. '도대체 뭐가 재미있길래?'라는 생각이 불현듯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던 것이다.
당시에 TV프로그램 중에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어떤 에피소드에서 건축학 교수이신 '유현준 교수'님이 "기둥보를 보면 집주인의 권력을 알 수 있다"라는 이야기로 건축의 세계를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던 장면이 있었는데, 마침 집에는 교수님의 책이 있던 것.
'그럼 이 책을 한 번 읽어볼까?'라는 마음으로 책을 집어 들었던 것이 내 독서 인생의 시발점이 되었다.
물론 엄청 졸면서 읽었던 기억이다. 1권을 읽는데 3주일 이상이 걸렸던 것 같다. 지금 생각나는 내용도 몇 가지 뿐이고.
다만 "내가 읽어냈다! 책이라는 것을!"라는 성취감만으로도 굉장히 뿌듯한 감정이었고, 그 다음해를 시작하면서는 "독서계획"이라는 목표도 설정했으니, 확실히 임팩트가 있었던 독서의 시작이었다.
통계청 자료(2019년 성인기준)에 따르면 국민의 50.6%가 책을 읽고, 책을 읽는 사람은 1년에 14.4권을 읽는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았기에 나름 자극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2020년을 시작하면서 <1달에 1권 독서>라는 목표를 세우고 1년을 시작하였다. 1달에 1권이면 1년에 총 10권은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올해 읽을 책 목록"도 10권을 정하면서 나름대로 독서에 강한 의지를 담았던 것 같다. 그렇게 2020년 1월에는 1권을 읽었다.
어떻게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졸면서 읽기도 했고, 간혹 1페이지만 읽은 날도 있었다. 그렇지만 계획했던 <1달 1권 독서>를 해냈다. 그리고 2월에는 2권을 읽었고 3월에는 4권을 읽었다.
1분기에 7권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책 읽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 언젠가부터 내 손에는 책이 들려있었고, 아내에게 책을 추천받기도 하였다. 심지어는 화장실에 갈 때도 책을 들고 향했으니 참말로 독서로 인해 일상의 변화가 서서히 나타났다. 그렇게 나는 남자나이 서른아홉에 "독서"라는 꽤 괜찮은 취미생활을 알게 되었다.
아내가 밤늦게까지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불만을 드러냈던 내가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조금씩 독서에 흥미를 느낀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아내가 단 한 번도 나에게 "책을 좀 읽어."라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내가 독서를 권유하거나 핀잔을 주었다면 아마도 독서에 거부반응이 생겼을 것이다. 더 싫어졌을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내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남편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힘은, 스스로의 행동을 통해 전했던 <꾸준한 진심>이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가장 효과적인 육아의 한 가지 방법이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라는 격언대로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다. 행동을 고스란히 따라 하고 말투를 따라 하며 습관을 좇을 것이다.
아내의 책 읽는 모습은 나를 독서하는 삶으로 이끌었고, 나의 독서하는 모습은 아이들 책육아에 큰 바탕이 되었다. 그렇기에 마흔에 찾아온 읽기독립이 더없이 반갑고 행복한 지금이다.
이야기를 조금 더 보태면, 나는 2020년 10권 독서 목표에 50권 완독과 24편의 서평작성이라는 500%의 목표달성이상을 해냈다. (10권 완독 목표에 50권 완독 달성.)
2021년이 되면서는 50권 완독과 50편 서평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1년을 시작했다. 결과는 90권 완독과 61편의 서평작성. 약 200%의 목표달성을 이루면서 확실히 독서가 내 취미가 되는 삶을 살았다. 독서모임을 리딩하는 사람이 되어 20여 차례의 독서모임을 이끌었고, 몇 차례 베스트 독서리뷰에 선정되면서 많은 인원들 앞에서 내 생각을 담은 서평을 발표하는 기회도 있었다.
책 1권도 읽지 않았던 내가 이렇게 독서에 진심이 되고 열정적인 독서가가 된 이유는 두 가지였다.
바로 아내와 아이들.
아내의 독서하는 모습을 통해 그 첫 발걸음을 떼게 되었고,
아이들을 책으로 육아하고자 하는 내 육아목표의 설정이 나를 독서의 삶으로 이끈 것이다.
물론 그 안에서 내 스스로가 흥미를 느끼며 빠져든 것이 나를 성장시키는 확실한 계기가 된 것이 분명하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안 읽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선인들의 격언을 남겨본다.
마흔에 찾아온 읽기독립은 분명히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주었고, 아이들의 책육아를 더욱 견고하게 해주고 있다.
분명한 것은, 매일 읽는 것이 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