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_매일 읽자, 책육아 (2)

매일 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 "습관육아" (2)

by 예채파파
"진정한 [책육아]란 아이 교육의 90%이상을 책 즉, 독서만으로 이끌어가면서
나머지 부분을 학습이 가해지지 않은 순수한 놀이로 채워가는 것을 말한다."
('불량육아' 中 - 하은맘 김선미 著)


우리 집 공주님들은 책으로 길러지는 책육아를 하고 있다. 집에는 딱히 인테리어라고 말할 수 있는 장식이 없다. 오로지 책장뿐.

15칸(3칸*5단)짜리 책장이 11개, 9칸(3칸*3단)짜리 책장이 2개. 모두 우리 집의 모든 벽을 휘감고 있다. 텔레비젼은 있지만 공중파채널도 나오지 않고 IPTV 역시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영어 DVD를 활용하는 역할만 수해하고 있는 텔레비젼이다.

아이의 말마따나 우리 집에 가장 많은 것은 '공기'와 '책'이다.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육아를 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의도하지 않으려 해도 자연스럽게 가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당연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물론 방법에 있어서 정답인 방법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이유는 내가 정말 싫어했기 때문이다. 본 챕터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책과 친하지 않았다. 그랬기에 자꾸 늘어나는 책장과 아내가 구입하는 책들이 굉장히 못마땅하였다. 심지어 내가 꾸며놓은 Home bar까지 침범할 정도가 되자 은근히 화도 났었다.

술과 음주에 진심이었던 나에게 홈바의 공간까지 내어주어야하는 상황은 지금 생각해보아도 절대 유쾌하게 그려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부부의 원만한 합의가 필요했다. 모든 집이 책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에 가장 기본에 있는 부부의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말했다시피 육아는 엄마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배우자의 육아관과 나의 육아관을 최대한 하나로 모아서 실행해야 한다. 세상에 많은 육아법이 있지만, 정답은 없다. 공식이 있는 육아가 아니기에 가장 나에게 맞는, 아이들에게 맞는 육아를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바로 나의 육아가 되는 것이다.

큰 이유없이 홈바를 치우자고 했다면 납득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책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있던 당시 나의 상태였고 무엇보다 아이를 위한 책공간형성이 主였기에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오랜 고민 끝에 공간을 내어주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꽤나 잘했던 일이 아닐까 한다.


'육아에 정답은 없고, 아이들 자체가 정답이다. 그리고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정답인 부모다.'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길러야만 하는 소명이 있는 것이다, 육아에는.

우리 부부에게는 "책육아"가 맞는 방법이었다. 물론 그 전에는 책을 통해 조금씩 변화된 삶을 맞이한 나의 상황과 내 머릿속의 사상도 한 몫을 했다.

책육아를 실행하는 부모의 자세 그 처음은 "나의 독서"이다. 부모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입이 아프고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하는 것은 허점투성이며 모순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아빠가 책을 읽고,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어야 한다. 진심으로 읽지는 않더라도 아이들의 육아를 위해 그렇게 행색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읽는 척하는 스스로도 그 재미에 풍덩 빠질 수 있다고 감히 장담합니다. 그것이 곧 가족 전체가 책을 읽는 환경의 첫 번째가 되는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집에 어느 정도의 책이 구비되어있어야 한다. 도서관에서 빌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만,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갖은 방법으로 책이 장난감이 되어야 한다. 발로 밟고, 던지기도 하고, 낙서도 하고, 찢기도 하고, 색칠도 하면서 책과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깨끗하게 읽게 하고 나중에 읽을 시기가 지나면 팔아야지'라는 마음이 당연히 들 수 있다. '책테크'라는 말이 있듯이 나중에 중고서점이나 중고거래 어플 등을 통해 판매해서 취하는 현금이 짭짤할 수도 있기에. 하지만 온갖 방법으로 책과 친해진 아이는 그 자체로 엄청난 '습관테크'가 된 것이다. 돈주고도 살 수 없는 최고의 습관을 형성 하는 것이다.

표지가 닳도록 물고 뜯고 찢고 맛보며 친해져버린 "책"이라는 장난감에는 고스란히 행복과 추억, 그리고 아이의 성장이 담겨있게 된다. 그리고 여느 육아서에 공통적으로 담겨있는 내용이지만, 부모가 선물해준 모든 책을 아이들이 다 잘 볼 것이라는 기대감은 내려놓아야 한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은 한 번 읽은 책을 또 보고, 또 보고, 그 다음날도 또 보는 등 유독 아끼는 책이 생기게 된다. 반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 책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다.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에게도 흐름이 있고 취향이 있으며 호기심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대로 책과 친해지는 과정이 있는 것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일단 같은 책일지라도 책을 보고 있지 않은가. 가장 중요한 것이 책에 흥미를 느끼게 하기까지이니 그때까지는 꼭 아이와 책이 친해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강도보다 빈도"라는 말처럼, 강력한 한 방을 꿈꾸지 말고 가랑비에 옷이 젖을 수 있도록 '책'이라는 비를 뿌려주어야 한다. 지치지 말고 꾸준하게 매일매일을.


나는 매일 내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일종의 교감을 통한 공감대 형성을 위한 아빠육아의 성공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아빠목소리로 책 읽기'이다.

처음부터 아빠랑 책 읽는 것에 엄청 신나 하면서 달려들 것이라는 생각하지 말고 이 역시 그러한 단계로 오기까지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사실 아빠의 목소리는 중저음이기에 아이가 목소리에 집중하며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엄마보다 더 좋다. 또한 아빠도 아이의 책을 목소리로 읽으며 그 상황에 맞는 아이의 정서적 심리나 관심사 등을 아이의 책으로 배울 수 있다.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나의 책과 다르게 아이들의 책은 소리 내어 읽다 보면 구연동화가가 저절로 될 수 밖에 없으니 이보다 완벽한 육아의 방법이 또 어디 있을지.

내가 가장 주로 하는 방법은, "책을 통한 역할극"이다. 아이들 책을 보면 주인공과 그의 주변인들이 나온다. 그러면 아이와 서로의 역할을 정하여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대사 한 문장씩 읽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빠 원래의 목소리가 아니라 이런저런 목소리를 달리하여 읽어가면 아이의 흥미는 몇 배 올라간다. 아마 자꾸 책을 꺼내어 올 것이다. 물론 아직 책을 혼자서 읽지 못하는 유아기의 아이에게는 아빠가 여러 가지 목소리를 구현하면서 읽어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것 또한 1인다역의 책을 통한 역할극이 되는 것이다.

아이가 너무 많이 가지고 와서 지친다는 생각이 든다면, 대한민국 1%의 아빠가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아이와의 확실한 교감을 책을 통해 이뤘으니 얼마나 멋진 아빠인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이것이었고, 이렇게 보여지는 모습을 통해 나 또한 아이들과의 육아시간을 즐기게 되는 것 같다.

생각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고, 행동이 진짜 아빠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이 스무 살이 훌쩍 넘는 어른이 될 때까지도, 그 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서 가끔 나를 찾아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에도 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 것이다. 나의 목소리로… 편안한 엄마의 목소리로…>

내 인생 책인 김나윤 작가님의 <내가 너라도 그랬을 거야>에 나오는 구절이다. 바로 이 내용이 "아빠 목소리로 책 읽기"의 시작점이 되었다.

상상을 해보았다. 언제든 아빠의 무릎에 누워서 아빠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책의 내용을 듣는 아이들. 누군가는 쉽지 않은 장면이라고 헛웃음을 보이겠지만, 나는 생각하고 상상한다. 꾸준히 아빠의 목소리로 읽어주었던 책으로 분명히 부녀지간 공감과 교감을 나눈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상상하면 웃음이 나온다.


책육아라고 크게 특별하거나 어려운 것이 있지 않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아이들이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며, 책이 장난감이 되도록 책으로 무엇을 하던지 허용해주고, 부모의 목소리로 매일 책을 읽어주는 것.

이런 시간이 꾸준하게 차곡차곡 쌓인다면 아이는 책과 친해질 수 밖에 없다.

책과 친해진 아이가 책으로 성장하는 것, 이보다 아름다운 그림은 없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부터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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