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잘한 자기성찰의 시간 <아지트> _ 스카이0115

아빠들의 육아모임 아.지.트 (6)

by 예채파파

스카이0115의 아지트 이야기


함께

나는 함께 라는 말의 힘을 그다지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적어도 2021년 7월까지는 말이다.

작년 7월, 온라인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자신의 하루를 인증해가며, 새벽기상, 독서, 운동, SNS 등을 인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지트>를 만났다.
아지트는 "아빠의 지금을 트레이닝 한다"의 줄임말이다. 육아휴직 중에 함께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의 연대를 실천하고 싶었던 예채파파님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나는 호기심이 생겼고, 바로 프로젝트 신청을 하고 함께 하기 시작했다. 처음 아지트에 들어갔을 때 그곳은 이상한 사람들의 천국이었다. 적어도 나의 기준에는 말이다. 새벽마다 달리기를 하는데 1~2km가 아니고 4~5km를 달린다. 어떤 분은 이따금씩 10km를 달리기도 하였다.
'이 사람들 도대체 뭐지?'
이게 나의 첫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내 경쟁심이 발동했다. 내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오직 어제의 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때만큼은 남과 경쟁했던 것 같다. 저 분들도 하는데 나도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걷기로, 그러다가 점점 뛰는 횟수가 늘어났다. 어느덧 꽤 많이 달리기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매일 40분 유산소 운동이 목표였는데 처음에는 4km를 달리던 내가 3개월이 지나자 6km를 훌쩍 넘게 달리고 있었다. 이것은 순전히 아지트 덕분이었다.
그럼 이 아지트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가? 운동을 하는 곳일까?

아니다. 이곳은 아빠들이 함께 육아를 하기 위해 모인 곳이다. 아침 운동은 하루의 육아를 시작하기 위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예열과정이었을 뿐이다. 운동으로 몸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저마다의 육아 활약상이 공개된다.

아이와 함께 하는 다양한 미션


나는 자존감이 꽤 강한 사람이다. 자기존중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 자존감은 내가 이 세상에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밑거름이 되어왔다. 아이를 키울 때도 나는 강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씩씩하게, 자신감 넘치게 키웠다. '적어도 우리 동네에서 아이 키우는 데 1등은 나야!' 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들었던 것 같다, 아빠의 지금을 트레이닝한다는 말이.

이 프로그램의 운영자는 "예채파파"라는 사람이다. 예쁜 두 딸의 아빠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놀이, 독서, 체험활동 등 여러가지 미션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처음에는 늘 하던 일인데 굳이 미션이 필요한걸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직장생활하며 살아가다보면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때로는 아이와 함께하는 활동을 못하고 지나갈 뻔한 때도 있는데 이럴 때마다 이 미션을 떠올리며 꼭 하고 지나가게 되었다.
그때 느꼈다. 바로 "환경설정"이라는 것을.

이 환경설정 덕분에 아이와 많은 것들을 함께 하고, 추억을 만들어 나갔다. 한 달에 한 번씩 온라인으로 줌미팅을 하면서 아이들이 서로 만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한다. 방학 때 여행다녀온 이야기, 각자 뽐내고 싶은 나만의 장기자랑, 책 읽어주기 등등.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살아가는 환경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들도 마찬가지였겠지? 라는 생각을 하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빠들의 성장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빠들도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아지트에서는 함께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며 성장해나갔다. 지정도서에 대한 발제문이 있고, 그 발제문을 바탕으로 각자의 생각을 나눈다. 정말 신선했다. 책을 잘 읽지도 않았던 내가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깊이도 함께 느끼게 되었다. 책을 읽고 실천할 내용을 함께 찾아보기도 하고, 감사편지도 함께 써보기도 했다. 아빠들이 모여서 이런 것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 세상 누구도 이렇게 성장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들을 아지트의 아빠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함께 하는 체험학습


작년 11월, 아이들과 함께 제주 "귤이네농장"이라는 펜션으로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줌미팅을 통해 만나던 아이들.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만나니 얼마나 신기했을까?' 라는 우려도 잠시일뿐, 아이들은 원래 친숙했던 관계인듯 바로 놀이를 시작한다. 아이들은 참 신기하다. 이렇게 만나면 정말 재미있게 놀며 어울린다. 이것이 바로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제주 귤이네농장으로 2박 3일간 여행을 가고, 올해는 변산반도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참 좋다. 이렇게 형, 누나, 동생들이 생기는 과정들이.

나에게도 나의 아이에게도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더 잘 알게 되었던 순간들


세상에는 멋진 사람들이 참 많다. 그 멋진 사람들을 많이 알아가는 것 역시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이 멋진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나를 돌아보게 된다. 다른 아빠들과 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나는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나의 강점을 알게 되어 더욱 특화시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조금 더 챙겨야 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도 잘 알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생각이 깨어있는 다른 아빠들을 만난 덕분이고 서로 이야기 나누며 소통한 덕분이다.
이런 시간들을 느낄 수 있었던 건 "아지트"라는 시스템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렇게 또 한 번 느꼈다.

아이를 더 잘 키우고 싶어 아지트 활동을 시작했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

나를 돌아볼 수 있었고, 자기 성찰의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작년 한 해, 누군가 나에게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아지트를 시작한 것" 이라고 당당히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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