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 "습관육아" (4)
아이와의 일상을 나누다보면 확실히 엄마와 아빠의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은 "놀이"이다. 정적이면서 꼼꼼한 놀이가 주로 엄마의 담당이라면 아빠는 역시 온몸을 이용한 활발하고 다양한 놀이를 주로 담당하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엄마보다도 아빠와 아이가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이 무수하게 많다. 매일을 아이와 함께 시간을 공유하기에 놀이터에 가서, 놀이공원에 가서, 심지어는 집에서도 충분히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빠들이 많이 하고있는 잘알려진 놀이보다 내 스스로 아이와 함께 매일을 보내면서 만들었던 몇 가지 놀이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나의 아버지는 정말 청소를 좋아하시는 분이셨다. 바닥에 떨어져있는 한 오라기의 머리카락도 용납할 수 없는, 말그대로 깔끔대장.
그래서 나는 아버지의 이러한 깔끔함 덕분에 그러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생활을 하다가도 정돈되어있지 않은 환경을 보면 무언가 불안하고 집중이 잘안된다. 그래서 어질러진 환경을 보면 잔소리가 먼저 나오는경우가 다반사였다, 아이에게도 아내에게도.
육아휴직을 하기 전,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시간은 저녁 9시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집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큰 딸은 유치원에도 보내지 않았었고, 둘째 딸은 돌이 갓지난 아기였다. 당연하게도 아이 두 명과 함께 바깥에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으니 집에서 놀아야지 별 수 있나.
그러한 상황에서도 나는 참 표정관리를 못하는 아빠이자 남편이었다. 퇴근 후 어지럽고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집을 보면 표정이 딱! 굳어져버렸다. 그러지 않은 척을 하려고해도 정말 쉽지가 않았다. 언제나처럼 입을 굳게 다물고 홀로 집안 곳곳을 돌면서 정리를 하던 중 생각난 묘안!
"우리 큰 딸과 정리놀이를 해보자!"
모든 아이들은 너무도 당연히 정리를 싫어한다. 사실 어른들에게도 정리는 언제나 귀찮은 일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 할 수 없다면 정리를 해야만 하는데, 그 정리의 귀찮음을 아이와 함께 놀이로 승화시키면 어떨까 생각한 것 이다. 분명히 작은 아이가 더 많이 어질러 놓았을 것 이다. 큰 딸은 자기가 어지럽히지 않은 것인데, 얼마나 치우기 싫었을까? 그때, 이렇게 아이를 의기양양하게 만들어본다.
"정리대장님! 정리하는 것 좀 도와주세요. 아무래도 저 혼자서는 못할 것 같아요."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가끔은 비굴모드도 해보았다.
"정리대장님! 정리방법 좀 알려주세요. 저는 당췌 방법을 모르겠어요."
또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유쾌한 호기심과 승부욕을 자극해본다.
"정리대장! 오늘은 내가 열심히 정리연습하고 왔다, 나와 시합하자! 나는 정리마왕이다!"
그러면 환하게 웃으며 아이는 대답한다.
"좋다! 나는 거실을 정리할테니 너는 안방을 정리해라!"
(놀이에 몰입해서 표현하는 “너”라는 단어는 당연히 받아주어야 한다.)
이렇게 시작되는 정리놀이와 함께 짜증나고 귀찮은 집안정리는 놀이가 된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아빠가 이기면 안 된다.
아이가 이겨야 정리놀이를 다음날에도 이어갈 수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최대한 아빠는 시간을 끌면서 천천히 하면 된다. 정리하며 흘린 땀은 깨끗하게 목욕하며, 유쾌하게 씻겨 내려간다. 전에는 표정이 썩어진 상태로 나 혼자서 씩씩거리며 정리를 했지만, 이제는 아이와 함께, 아내와 함께 놀이로 생각하며 정리를 할 수가 있다.
<아빠는 정리왕>놀이의 Tip!
1. 승부욕, 연민, 호기심으로 정리대결을 유도한다.
2. 경기중 중요한 것은, “아빠가 이기면 안 된다.”
3. 정리를 마치면 아이를 치켜세워주며 정리가 필요한 이유,
마음이 상쾌해지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해준다.
4. 함께 흘린 땀은 목욕하면서 깔끔한 시간을 마무리 한다.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동네 친구들과 함께 했던 놀이 중 단연 으뜸은 숨바꼭질이었다.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하고 술래가 정해지면 각자가 생각하는 최적의 은신처를 향해 부리나케 달려간다. 술래는 정해진 숫자를 자신의 리듬에 맞게 끝까지 세고 "이제 찾는다!"라는 외침과 함께 한 명씩 친구들을 찾아나선다. 숨어있는 아이가 느끼는 긴장감과 술래인 아이가 느끼는 초조함이 묘하게 섞여 흥미진진함으로 아이들에게 재미를 더하는 술래잡기. "숨어있는 불안감이 희열감으로 바뀐다."는 심리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숨바꼭질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로 찬사를 받는 것 같다.
계속해서 새로운 장소를 생각하고 찾게되는 것에서 엔돌핀과 세로토닌이 분비되면서 아이들의 뇌발달에도 참 도움이 되는 건강한 놀이, 숨바꼭질.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시대에서 아이들이한데 모여서 바깥을 신나게 뛰어노는 일은 참 쉽지가 않다. 바깥놀이도 숨바꼭질도 자연스럽지가 않은 이야기가 되어버린 요즘이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생각해냈던 방법이 바로 <공룡숨바꼭질>이다.
왜 공룡인가하면, 아이들 마다 최고로 좋아하는 캐릭터나 물건이 있을 것이다. 공룡, 공주, 동물, 곤충 등등.
우리 큰 딸은 공룡을 정말 좋아한다. 공룡과 연관된 것은 모조리 섭렵하며, 연관되지 않은 것은 연관을 지어버린다.
사실 이것, 정말 멋있는 일이다. 연관 없는 것도 연관지어버리는 것.
공룡이 공주가 되기도 하고, 공룡이 결혼을 하기도 한다. 무언가에 몰입을 하고 집중을 하면서 그것에 애착을 형성하는 아이들이기에 우리는 그 긍정성과 애착형성에 집중해야하는 이유이다.
어느 날, 공룡인형으로 놀이를 하고 있던 딸에게 문득 제안을 해보았다. 내 어릴 적 친구들과 했던 숨바꼭질과 초등학교 때 소풍가면 꼭 했었던 보물찾기.
숨바꼭질과 보물찾기라는 두 가지 놀이를 절묘하게 섞은, 일명 "공룡숨바꼭질"
사실, 숨기는 것은 어떤 것이든 상관이 없다. 다만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물건 혹은 장난감으로 놀이를 해야 더욱 관심도와 완성도가 높은 놀이가 될 수 있다. 이는 각자 아빠들의 숙제로 남겨놓는 것이 좋겠다.
그 어떤 물건이든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로 진행해야 우리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흥미를 느끼고 있고 좋아하고 있는지도 알게 될 수 있으니, 꼭! 고민하여 찾아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가 좋아하는 물건이 꽁꽁 숨겨져있는데, 내가 그것을 찾아낸다!
그리고 빨리 찾아내면 나에게 좋은 보상이 있다!"
이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다.
아이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보물찾기를 해보면 어떨까? "못찾겠다 꾀꼬리"를 외치시면서.
<공룡숨바꼭질>놀이의 Tip!
1. 아이와 술래를 정한 후, 3분의 시간동안 공룡을 숨긴다.
(너무 많으면 힘들기에 5~7마리 정도로 숨기는 것이 적합)
2. 다 숨기면 술래는 3분동안 숨겨놓은 공간에서 공룡을 찾는다.
3. 이렇게 서로 1번씩 숨기기를 진행하고, 더 빨리 찾은 사람이 승리!
4. 승자에게는 반.드.시! 선물을 주어야 한다. (간단한 것이라도)
앞서서 이야기 했던 놀이들은 필요에 의해 고안했던, 나와 내 딸의 새로운 창작놀이였다. 항상 새로운 놀이를 생각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아이가 즐거워하고 나 역시 갑자기 뇌리를 스쳐가는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 좋은 고민을 하게되는 것 같다. 이번에 소개할 놀이도 이렇게 발견하게된 놀이였다.
바로 집에서 할 수 있는 [방탈출 놀이]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테마형카페인 "방탈출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게된다. 미션을 주고 그 방을 정해진 시간안에 탈출하는 컨셉인 방탈출 카페. 아주 많은 테마를 창작해낼 수 있다는 개념만 알고 있지만 아직 한 번도 입장은 해보지 않았던 그 곳. 그 테마형 카페의 아이디어를 통해 생각해낸 나의 놀이 진행 방법은 "책과 연계된 미션"이었다.
우선 아이가 주로 보고있는 책 몇 권정도와 접착형메모지를 준비한다. 그리고 책의 내용 중에서 의미가 있거나 괜찮은 정보를 알려주거나 문제를 내기에 알맞은 페이지가 있다면 그 내용에 맞게 연계할 수 있는 문제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보호색을 나타내는 곤충들을 소개하는 페이지였다면,
"내 몸을 숨겨보세요. 그래야 탈출이 가능합니다." 라는 메세지를 적어서 그 페이지에 붙여놓는 것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몸을 숨기려하는 아이의 창의성을 볼 수있는 문제를 준비한다면 아이도 신이나고 아빠도 신선할 것이다. 이렇게 한 권의 책에서 문제를 풀었다면 다음 미션을 풀기위해 다른 방으로 이동한다. 그 방에는 또다른 책에 또다른 미션지를 준비해서 붙여놓는다.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페이지에 나와있는 모든 동물의 숫자를 더한다거나, 동물의 총 숫자에서 나무의 총 숫자를 뺀다거나하는 연산의 문제를 넣어놓는 것도 좋다. 놀이와 교육의 연계가 가능한 놀이가 되기에 아이에게도 무리없는, 재미있는 학습이 될 것이다.
미션은 그 어떤 것도 상관이 없다. 아이가 흥미를 느낄만한 미션을 생각해보는 것도 아빠의 흥미로움이 될 것이기에. 산수, 행동, 영어, 노래, 달리기 등등 아이의 관심사와 창의력을 한껏 유발시키는 문제를 통해 방탈출놀이를 이어간다면 아이는 계속해서 책을 꺼내와 아빠 무릎에 얹어 놓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책과도 친해지고 아빠의 목소리로 한 구절이라도 읽어주게 될 것이다.
요즘도 종종 탈출게임을 해달라는 큰 딸이다. 아직 한 번도 방탈출카페에 가보지 않았지만, 이렇게 여러가지 학습과 병행하여 놀이가 가능한 아빠와 함께 방탈출놀이를 집에서 해본다면, 굳이 어떠한 테마카페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충분히 그리고 훨씬 더 아이와 교감하고 공감하면서 관계가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방탈출>이라는 놀이를 통해 체육, 산수, 영어, 인성, 사랑을 배울 수있는 아빠와 아이의 진정한 멀티플 놀이시간이 될 것이다.
<아빠 방탈출>놀이의 Tip!
1. 아이에게 미션을 낼 책을 몇 권 준비한다. (약 3~4권)
2. 각 책마다 미션을 부여한다.
3. 각 방으로 책을 위치시킨다.
4. 아이는 책마다 부여된 미션을 수행한다.
5. 미션을 마치면 다른 방으로 이동한다. (그냥 거실에서 해도)
6. 모든 미션을 수행하면 방탈출 완료!
7. 미션수행의 보상을 해준다.
아빠와 함께 하는 아이들은 행복지수가 상승한다. 아빠라는 든든한 존재감이 자신과 함께 하고 있음을 느끼며 아이의 마음에 당참이 가득 생기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아빠가 아이와 노는 육아를 함께 한다면, 그 육아의 긍정성은 무한계로로 올라갈 수 있다.
단, 이 마음가짐을 갖추고 아이와 함께 하자.
"엄마, 친구랑 놀아주고 올게요."가 아니라 "엄마, 친구랑 놀다올게요."라고 얘기했던 것 처럼,
아이와도 놀아주는 육아가 아니라 함께 노는 육아를 하자.
아빠가 아이와의 놀이에 몰입하고 공감하며 교감하려면 아빠도 놀아야 한다.
때로는 아이보다 더 즐겁게, 신나게, 행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