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이 중요해, 계획육아

매일 하는 것이 나를 만든다, "습관육아" (6)

by 예채파파

무엇이든 계획이 있어야 행동에 옮기는 것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육아에 관해서도 같은 생각이었다. 계획에 의해 실천하는 육아를 하고자 노력했다. 사실 무엇이든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고 언제나 변수가 존재하기에 계획된 일상이 틀어지는 경우가 허다한 육아의 하루하루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획적인 육아를 하고 싶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계획은 "시간설정"이었다. 아이들은 마냥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을 하고 싶은 성향이 강하다. 그 자율성과 자유분방함을 잃고 싶게 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순간에 마냥 아이들의 자유의지대로만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시간설정이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아침"이다.
잠에서 아이들을 깨우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었고, 학교와 유치원에 등교해야 하는 준비를 마치고 등원버스 시간에 맞추어 신발을 신고 문밖을 나가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은 시간계획이 없으면 절대 생각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반복된 하루의 일상이 될 것이다.
시간계획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산(逆算)[1]"이다.
우선 등원버스가 단지 내에 도착하는 시간부터 확인을 해 놓는다. 그리고 나서 버스도착 5분전에 "늦었어!"라는 메시지의 알람을 설정해놓는다. 이 알람이 들리고 메시지를 보는 순간 내 마음은 가장 분주해진다. 마무리가 아직 안되었어도 얼른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시간의 5분전에는 "신발신기"라는 메시지를 설정한다. 즉 등원버스가 오기 10분전부터 신발장에 위치를 해야 하는 것. 이렇게 되면 일단 지각할 일은 생기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리고 옷 입는 시간과 양치하는 시간을 역순으로 정해서 알림을 설정하고 아침식사를 하는 시간은 조금 넉넉하게 역산으로 준비해놓는다. 이렇게 해놓은 시간설정으로 기상부터 "늦었어!"의 알림 까지는 약 70분 정도로 빼곡한 알림을 통해 아침 시간을 계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들의 컨디션에 따라서 조금씩 유동적으로 활용이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짜놓은 시간설정을 토대로 아이들과 함께 아침시간을 버림 없이 사용한다.

<시스템>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계발서나 투자서 등을 읽으면 반드시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시스템[2]이다. 이는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한 방법'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다. 가장 쉬운 성공의 기본 조건은 정해놓은 시간에 정해놓은 일을 하는 것부터이다. 알림 소리를 듣고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한다면 못 이룰 것이 없겠다는 말로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와의 아침등원시간의 목표는, 정시에 버스에 탑승을 하는 것. 그것을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 바로 "시간설정"이다.

나는 둘째 아이를 기관에 보내지 않고 가정보육을 하면서 육아휴직의 1년을 보냈다. 물론 그것은 아내와 내가 정했던 육아의 방향이 그러했기에 그렇게 진행한 것이었다. 가정보육을 하면서 꼭 필요한 아이와의 시간은 산책과 책육아였다. 언니를 제시간에 등원시키고 바로 아이와 산책을 간다. 놀이터도 우리 아파트 뿐만 아니라 주변아파트의 놀이터, 지역 공영놀이터 등으로 아이가 질리지 않도록 주변을 충분히 활용했고, 마트도 가고 도서관도 가면서 일주일의 산책장소를 지정해두었다. 이렇게 아이와 산책할 곳을 사전에 계획해두니 월요일은 도서관이 휴일이라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아이가 놀이터마다 흥미를 느끼는 놀이기구가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기에 효율적으로 아이와의 시간을 계획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꼭 10권씩 아이에게 아빠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었다. 권수의 최대치는 없었지만 "최소 10권 이상"이라는 나름의 계획을 통해 아이와의 독서시간을 아이 스스로도 인지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꾸준히 매일 그 시간을 쌓아갔다. 그리고는 점심을 먹고 일정한 시간에 낮잠을 자도록 시간을 계획적으로 배분하면서 사용하였다.


물론 이 방법이 무조건 옳다고 볼 수는 없다. 아이에게 한없는 창의성을 부여해야지 시간에 따라 딱딱딱 움직이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육아관도 존재할 것이기에.
다만 아이를 육아하면서 내 스스로도 육아하고 싶은 나에게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되는 시간의 확보가 절실히 필요했다. 2년째 새벽기상을 하면서 그 시간을 사용하는 이유와, 아이가 낮잠을 자게 되면 생기는 나만의 자유시간이 주는 달콤함을 너무도 잘 알기에 나는 그렇게 시간에 맞는 계획을 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아내와 몇 차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순간도 있었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자율적으로 생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던 아내의 의견과 시간에 맞게 계획적인 육아를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던 나의 의견이 상충되지 않았기에 이러한 의견충돌은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이든 장점만 존재하거나 단점만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를 육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있는 그 육아방법을 스스로 신뢰하고 내 아이를 신뢰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빠와 하는 계획적 육아방법에 잘 적응하면서 일상을 잘 보냈고, 엄마와 있을 때는 보다 자율적으로 행동하면서 두 가지 방법을 골고루 체득한 아이들로 성장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아침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시간설정"을 해두는 것과, 아이와 나의 성장에 밸런스를 맞출 수 있도록 일상을 계획해두는 것은 매일매일 지속되는 일상을 지치지 않게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루틴으로 내 육아법의 강한 무기가 되고 있다.

언제나처럼 육아방법에 정답은 없다.
아이들은 아이들 그 자체로 정답이며,

내가 하는 소신 있는 육아가 내 아이들에게 정답이다.



[1] 순서를 거꾸로 하여서 뒤쪽에서 앞쪽으로 거슬러 계산하는 일

[2] 어떤 과업의 수행이나 목적 달성을 위해 공동 작업하는 조직화된 구성 요소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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