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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담 Sep 04. 2019

브런치 작가가 뭐예요?

브런치 작가가 뭐예요? 


글을 쓴다고(...)  설명하면,  대부분 다시금 묻는다.


"돈은 받아?" 


그 물음이 생경했다. (틀림이 아닌 다름속에서 생기는 생경함이 따가웠다.)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환기하고 정리하는 청소이자,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근력운동이다. 운동을 하러 가서 돈을 받나요? 주지요. 내 운동이니까!  돈을 받는 것은 전문가지요. 그 운동을 가르치니까. 

혹, 그 언젠가 (오지 않더라도 노프라브럼!) 내가 책을 쓴다면 모를 일이지만. 부단히 갈고닦을 뿐 (즐길 뿐) 

"읽고 씀"이란 내 삶의 목적 중 하나이다. 단 하루도 읽거나 쓰지 않는 날은 없다. 읽거나 쓰거나. 


매일 아침 운동을 하는 여느 사람들처럼 나는 마음운동 중독자이다. 노트에 글을 써 내려갔고  블로그에 글을 썼고 인스타에 줄이고 줄여 글을 쓰는데 한계가 왔다. 블로그 하단의 광고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이웃들의 (이웃들인지, 이웃들을 산 기업들인지) 후기 같은 광고글들로 지쳐갈 무렵,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글들을 읽으며 무섭게 빠져들었다. 와... 이 사람들 뭐지. 와... 이 무수한 영양제 같은 글들은 또 뭐람. 정신이 번뜩 들었다. 곧바로 글을 써서 작가 신청을 했고,  한 번에 붙지 않았다. 나는 자만했었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억울하지도 않았다. 브런치의 글들을 읽으며 감탄했고 우물 안에서 점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나를 만난다.


매일 몸과 마음의 운동을 한다. 마음의 근력을 키운다. (몸뚱이의 근력이 보면 비웃겠지만) 읽으며 생각하고, 쓰며 고민하고 몰입을 하며 충만한 행복감을 맛본다. 이런저런 역할의 소란함이 잦아들고, 오롯한 내가 되고야 만다.








우리의 삶은 동경하는 일의 아름다움과 그로부터 도래할 불안을 감내하고 마주하는 용기로 이루어진다.


나는 내 글의 첫 독자다. 이것은 많은 작가들이 글을 쓰는 멋진 이유가 된다. 내가 읽고 싶은 글이 세상에 없어서 내가 쓴다. 남이 읽어주는 것은 그다음의 행복이다. 일단 쓰는 내가 느끼는 즐거움이 존재한다. 쓰고자 하는 대로 써지지 않는 고통이 있고, 그래서 퍼붓는 노력이 있고, 더디지만 더 나은 형태의 결과물을 만들어 간다. 남이 알기 전에, 그 매일에 충실한 나 자신이 먼저 안다. 나는 내 글의 첫 독자다. 


감히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삶은 아니지만, 이렇게 나이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 습관이 행복한 사람, 인내할 줄 아는 사람, 마지막 순간까지 책과 함께하는 사람.  [쾌락 독서] 


작가들이 예리한 산문과 적확한 진실로 우리의 머리를 흔들어 놓을 때 나아가 우리 자신이나 인생에 대해 웃음 짓게 만들 때 우리는 낙천성을 되찾는다. 우리는 인생의 불합리라는 불협화음에 맞춰 춤을 추는 시도를 하거나, 적어도 따라서 손뼉을 친다.  [쓰기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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