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하루

by 문예동


내게 완벽한 날은


아름다운 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의 칭찬으로

기쁨에 우쭐대던 날이 결코 아니었다


나는 그들의 속셈을 안다

나의 연기도 꽤나 늘었다


내게 완벽한 날은


한 마리의 새끼 고양이가

그 어떤 감탄사도 없이 꽃놀이를 할 때였으며


고독한 나의 침대에서

고독한 채 잠에서 깨어


의기소침한 얼굴로

밋밋한 햇빛 속으로 걸어 나갔을 뿐인데


시절을 헷갈린 붉은 장미 한 송이가

수줍게 떨고 있을 때였다


게다가

내게 완벽한 날은

잠들고 싶지 않은 날들이었다


가뭄 끝에 내리는 비가

풀들에게 어떤 마음이었는지


큰 가시 장미나무가

동고비에게 무어라 꾸짖었는지


새끼 고양이가 가지고 놀던 꽃을

끝내 따먹었는지 어찌했는지


잠이 들면 잊힐까 봐

잠들고 싶지 않은 날이 가끔 있다


완벽한 하루라서 그렇다

오늘이 그렇다





작가의 이전글희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