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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도르노 Apr 13. 2022

미학, 누가 만들었을까?

미학이 초면인 사람들에게

나는 철학 전공자는 아니다. 철학은 나와 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속에서 미학을 처음 마주했던 그 때의 감각이 생생하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예술, 특히 음악에 대한 다양한 시선들이 흥미로웠다. 수많은 미에 대한 논의들 중에서도 나에게 '미학' 이라는 분야를 각인시켜준 사람이 있다. 바로 미학의 창시자 바움가르텐(A.G. Baumgarten, 1714~1762, 독일)이다. 어떠한 대상을 '누가', '왜' 만들었는지 알고나니 그 대상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게 잡히는 느낌이었다. 미학 문외한이었던 내가 (비교적) 더 깊은 이해가 가능했던 것 처럼, 바움가르텐의 생각을 공유하며 미학이 초면인 사람들에게 이 학문을 소개해보려 한다.

알렉산데르 고트리프 바움가르텐

사실 미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고대 그리스에 도착한다. 아주 오랜시간 '미'에 대한 사유가 끊임없이 계속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미', '예술' 만을 위한 사유가 아니라 철학자들의 수많은 생각속에서 가끔 등장했던 '미'였다. 시간이 지나 18세기 독일에서는 인식능력이 윗부분과 아랫부분으로 구별되었다. 철학자의 논리적 인식처럼 우리에게 명석하고 확실하게 와닿는 개념들이 윗부분, 확실하지 않고 애매한 개념이 아랫부분이라고 불렸다. 이 때 아랫부분이라고 불렸던 감성의 위치는 부정적이었다.


반면 예술을 사랑했던 바움가르텐은 예술가가 가진 감정적 인식 능력이 그 자체로 완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바움가르텐 이전에는 그 누구도 인식능력의 아랫부분이 그 자체로 완전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논리학은 진리를 인식함에 있어서 상위 인식을 인도하는 학문으로 간주되는데, 만약에 시인이 사물들을 감성적으로 인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계속 논리학의 넓은 범위의 과제로 남길 것인가? 하위 인식 능력을 인도하는 학문이 있어야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하위 인식 능력에 관한 학문의 필요성을 요구했다. 이후로 미학이 철학의 한 분과로서 자리매김했다. 미학의 라틴어 학명은 '아이스테티카'로 '감각하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를 어원으로 한다. 미와 예술의 학문에 걸맞게 감성적 인식과 관련 된 명칭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바움가르텐은 자신의 저서 [미학]에서 아이스테티카를 감성적 인식의 학문이라고 정의했다. 감성적 인식 자체의 완전성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그는 아이스테티카가 불판명한 인식 전체가 되는 것을 경계하며 '아름다운 사유의 학문' 이라는 말을 동의어로 사용했다. 더해서 인식 일반이 완전하려면 가져야만 하는 특징 여섯가지를 제시했다. 풍요성, 위대성, 진실성, 선명성, 확실성, 생명성이 그것인데, 생명성을 제외한 앞의 다섯가지 특성들은 하나의 덩어리로 보아도 된다고 했다. 바움가르텐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한 단어로 '인식의 생명성' 이라는 특색있는 표현을 선택했다.

 

이처럼 바움가르텐은 넓은 의미의 예술에 대한 이론을 철학적으로 정초시킨 사람이다. 이 때까지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 모두의 인식을 향상시켰다. 음악사에서 바로크와 고전이 '바흐' 한사람을 기점으로 나뉘는 것 처럼 미학의 역사도 바움가르텐을 중심으로 전 후로 나뉜다고 할 수 있겠다. 드넓은 미학의 범위에서 중심을 잡은 오늘을 시작으로 미에 대한 다양한 사유에 대해 나눠보고자 한다. 언제나 내면과 사투하는 고독한 음악가들, 음악을 더 깊게 사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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