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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도르노 Apr 19. 2022

음악은 신의 선물인가 인간의 고안물인가

고대 그리스 미학

 아주 먼 옛날 그리스에서는 철학을 비롯한 많은 학문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거기에 미의식 그리고 예술론적 사유도 빠지지 않았다. 이때의 미는 감각의 대상뿐 아니라 영혼의 특성들까지 포함하는 넓은 영역을 가지고 있었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한도'와 ‘질서'의 개념을 미의 보편적 가치로 숭상했다.

한도를 지켜라 : 모든 것에서 적당한 시기가 최선의 것이다. - 헤시오도스

 그리스어 ‘테크네’ 또한 삶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기술에 적용될 정도로 넓은 의미였다. 오늘날의 미술, 음악 등의 예술처럼 특별하게 구분된 분야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당시의 종교적 삶을 위해 필수적인 제작의 기술들이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술로서 삶 가운데 등장한 테크네는 고대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일종의 삶의 지혜 같은 것으로서 찬미되었다. 그것은 규칙에 의거한 숙련된 기술이었고, 규칙에 의거한 숙련의 요소는 지식에 상응하는 요소로 간주되었다.

 또한 당시에는 종교적 제의의 일부인 ‘코레이아'라는 춤이 있었다. 이 제의적 춤은 오늘날의 시, 음악, 무용의 기원으로 간주된다. 예술적 활동은 아니었고 종교적 삶의 일부였다. 후에 코레이아 요소중 음악과 시는 분리되었지만 여전히 신적인 지위를 누렸다. 음악은 오르페우스에 의해 창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신이 가져다준 선물이라고 여겨졌다. 시간이 지나고 피타고라스 학파가 미 개념의 철학적 정식화를 처음으로 수행했다. 그들은 여전히 한도와 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음악이 우주의 수학적 질서를 표현하는 신적 작품이라며 찬양했다.


 반면 음악이 신의 선물이 아니라 인간의 고안물이라는 입장을 취한 인물이 있다. 바로 데모크리토스이다. 그는 음악이 인간의 삶에 본원적인 근원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역사적 발전의 최근에야 나타난 사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영감'이라는 특별한 마음의 상태를 신이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일상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데모크리토스 (BC 460년경~BC 380년경)

 이후에 등장한 지식인 그룹 ‘소피스트'는 데모크리토스에게 영향받아 감각주의-쾌락주의-상대주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들에게 미는 시각과 청각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되었다. 특히 ‘고르기아스'라는 인물은 웅변과 시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언어를 수단으로 기만을 제작함으로써 쾌를 불러일으키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고르기아스 (BC 485년경~BC 385년경)
“존재하는 것은 없다”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인식될 수 없다."
"무언가가 존재하며 또한 인식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다른 이들에게 알려질(설명할) 수 없다."
-고르기아스의 세 명제

이와 같은 입장에서 그는 인간의 영혼이 삶 가운데 진리가 아닌 억견(근거 없는 지식)의 지배 아래에 놓여있음을 주장했다.


오늘의 이야기는 ‘미학'이라는 구체적인 틀 속에서 이루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미'에 대한 사유가 시작되었다. 음악을 만들거나 연주할 때 영감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이기도하고, 데모크리토스가 말한 ‘음악은 인간의 고안물이다' 라는 명제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글을 읽게 될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음악은 신의 선물일까? 인간의 고안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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