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lla Nov 16. 2020

교육학과에서 경영을 공부한다고?

HRD(인적자원개발)를 공부하며

교육학의 장점이자 단점은, 모든 사회과학 학문들을 '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나는 흔히 말하는 수시 입학 제도의 특혜를 받은 사람인데, 그렇다고 해서 강남권의 일반고에서 누군가 만들어준 스펙으로 대학에 온 것은 아니고, 부산의 아주 수준 낮은(?) 일반고에서 다양한 교육경험을 쌓으며 흥미를 발전시켜 적성에 맞는 과에 진학할 수 있었던 운 좋은 케이스라 하겠다. 이런 진부한 이야기로 서론을 써 내려가는 이유는 내가 교육학과를 선택했던 배경에는 '사람을 도구로 보고 싶지 않으니 경영학과엔 가지 않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학교에 다니다 보니 교육학에서도 분명 경영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고, 오히려 지금은 그 분야에 관심이 생겨 기업교육, HRD를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다.


교육학의 렌즈 1 : Human Resource(인적자원) 대신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교육학과 대학원 전공 중에는 HRD라는 분야가 존재한다. 경영학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세부 전공이 아닐까 하는데, 그러면서도 경영학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가진 전공이기도 하다. 인간을 '자원'보다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존재'로 본다는 것이 경영과 우리 전공이 가진 가장 큰 차이다. 학부 마지막 학기를 맞이하여 4학년 과목인 '산업교육실제'를 듣게 되었다. '기업의 인적자원개발'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수업인데 이전까지 HRD를 전혀 몰랐음에도 사람을 보는 교수님의 따뜻한 시각에 매료되어 아주 재미있게 공부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수업이 끝난 참이다.



교육학의 렌즈 2 : 모두가 장인이 되는 삶

 장인들의 삶이 처음부터 특별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의 삶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생계를 위해서 혹은 적성에 잘 맞아서 시작한 일이 자신의 정체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삶은 그 자체로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에서 인정하는 가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꾸준히 해 나가다 보면 인정받게 되는 시점이 오는 것이다. 보일러 명장이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기업에서 컨설팅하는 직위에까지 오를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내 삶도 그런 의미에서 가치를 가졌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내가 직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만이 능사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같은 뜻을 갖고 동참하게 하는 것’이 훨씬 의미 있는 움직임이 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

-(중략)-

 단순히 혼자 일을 해 나가는 것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중요성을 알리고 설득하는 것, 그것이 내가 꿈꾸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는 훨씬 ‘효율적’인 발걸음일 것이라는 생각을 최근 들어 하기 시작했다. 내가 정도(正道)를 걷고 그 삶으로써 타인에게 귀감이 되고 존재 자체가 설득이 되는 삶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 내 삶에서 추구하고 싶은 장인정신이다.


HRD 수업의 쪽글로 제출했던 과제의 내용이다. 모든 사람이 장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들이 가진 잠재력을 존중한다는 시선이 매우 따뜻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기업체 안에서 인간을 어떤 존재로 바라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산업 현장에서도 아주 중요한 화두가 아닐까 한다.  


교수님의 연구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기업체 내에서 자신만의 장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 안에서 탁월함, 수월성을 찾아가는 것은 개인과 기업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아직 나는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직면하는 '일과 교육학'의 관계란, 학교에서 텍스트로 배우는 내용이 전부다. 텍스트 속에서 마주하는 회사 업무와 개인의 삶의 관계는, 분명 양립 가능한 것이다.


아마 내 전공을 살려 기업에서 일하게 된다면 HR 혹은 HRD 담당자로 살아가게 될 텐데, 그 과정에서 지금의 관점을 견지하면서도 나만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갈 수 있을까? 내가 기업에서 일하면서 각자가 행복하게 일하면서 장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대학 졸업을 앞두고 더욱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배움은 내게 가장 즐거운 일임을 느낀다.

교수님 인터뷰를 다룬 기사. (출처 : 채널 YES)

"행복하게 일할 것인가 불행하게 노동할 것인가" 인터뷰 링크

http://ch.yes24.com/Article/View/3541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