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과 독립출판을 준비하며
5월 초, 공모전 두 군데에 제출했다. 소설 공모전과 시나리오 멘토링 지원사업. 소설 공모전은 아직 결과 발표가 나지 않았고, 시나리오 멘토링은 5월 중순 쯤 메일을 받았다. 완결된 작품이 아니라 기획안과 자기소개서를 보내면 되는 지원사업에 가까웠는데, 메일을 열자마자 ’안타깝게도….‘로 시작하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 또 떨어졌구나.
공고가 나고 제출일까지 2주 남짓한 시간이어서 조금 급하게 준비한 탓도 있지만 이번엔 왠지 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만 34세 이하라는 나이 제한이 있었는데 마침 올해가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연도였다. 마지막 기회니까 되겠지. 그렇게 생각한 게 잘못이었을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처음엔 덤덤했는데. 결과를 확인하고 하루 이틀은 절망적인 상태가 되서 축 처져있었다. 이 지원사업에 통과했던 다른 친구도 됐으면 좋겠다, 이번엔 될 거라고 말해주었는데 해내지 못한 내가 바보같았다. 그래도 눈물을 닦고, 이거 말고 다른 거 하려던 거 하자고 나를 일으켜 세웠다. 또 다른 단편 소설 공모전을 준비하려고 새 파일을 열었다. 그렇게 하루에 한 페이지씩이라도 써나가며 참고를 위해 수상작품집을 읽었다. 내가 쓰고 있는 작품의 색깔과 방향과는 확연히 달랐다. 완성해서 낸다해도 과연 당선될 수 있을까? 작품집을 읽을수록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장르 소설의 문법과 느낌에 가깝게 써야 당선의 확률이 높아질 듯했다. 강렬한 서사나 독특한 소재, 매력적인 캐릭터가 돋보이는 소설. 내 소설은 그것과는 한참 멀어보였다. 단 시간에 공모전의 취지와 색깔에 맞는 작품을 써내기는 어려웠다. 쓰려고 할수록 지쳐갔다. 공모전 외에도 계획한 것은 많다. 독립출판 원고 쓰기는 공모전 스케줄에 밀려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올해 안에는 꼭 책을 내고 싶은데 아직도 원고도 쓰지 못했다니. 지금 공모전 작품을 쓰기 힘들다면, 미루던 독립출판을 다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모전은 당선만 된다면 작가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것이고 상금도 받을 수 있다. 아마추어, 지망생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만 당선이 되기 전까지는 끊임없이 심사를 받고 타인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일 수밖에 없다.
반면 독립출판은 그 누구의 승인이나 허락없이 말 그대로 독립적으로 혼자 하는 일이다. 내가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셀프 출간, 셀프 데뷔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독립출판 작업은 자유도가 높다. 눈치를 봐야할 심사위원도 멘토도 없지만, 세상에 나온 책을 사서 읽어줄 독자를 염두에 두고 그들이 만족할 만큼의 수준은 되어야한다. 공모전을 염두에 두지 않고 쓰는 글, 그저 스스로 책의 형태로 만들고 싶어 쓰는 글을 쓰는 게 아직은 어색하다.
마음의 부담은 아무래도 독립출판 원고 작업이 덜하다. 하지만 이것도 많은 걱정이 밀려오는 작업이다. 완성도 있게 원고를 써야할텐데, 원고가 어느정도 완성되고 나서도 디자인은 어떻게 할거며 인쇄와 유통, 홍보… 아직은 그 모든 과정이 까마득하지만 차근차근 해내야겠지. 일단 지금은 묵묵히 원고를 쌓아야하는 과정임은 분명하다. 적어도 또 다시 탈락되고 낙오되는 일은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