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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Ha Aug 24. 2023

영알못 아줌마의 유학, 그리고 영어

4인가족의 뉴질랜드 이민 도전기 3

아이들의 나이와 부부의 직장문제, 경제적 여건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최적의 시기를 판단했을 때, 뉴질랜드로 떠나기까지 우리 가족에게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짧지 않은 그 기간 동안 가장 시간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은 당연히 '언어' 준비였다.

특히나 나는 현지에서 1년 과정의 대학원과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에, 영어에 대한 부담은 클 수밖에 없었다.


영어 수준은 대부분의 한국인이 그러하듯, 학창 시절 내내 시험용 영어를 주야장천 공부했으나, 정작 입밖으로는 문장하나 뱉지 못하는 참으로 한심한 수준이었기에, 나는 꽤 긴 시간을 영어공부에 쏟아야만 한다는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또 한편, 주어진 2년이 꽤나 길게 느껴졌을뿐더러, 만일 언어가 해결안 되면 외국행은 그냥 포기해야겠다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기에, 그다지 절박하게 공부에 매달리겠다는 결심없었다. 사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의 바탕에는, 쉽게 시작하고 쉽게 포기하는, 본인 스스로도 너무 잘 아는 기질과 성격이 깔려있었다. 내가 나의 작심 3일을 예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그 당시 꽤 유명하던 팟캐스트를 통해 시작된 영어공부는, 기나긴 출퇴근 시간과 맞물려 일상의 루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그렇게 내 영어공부는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전혀 돈이 들지 않은 영어공부방식이었다. 그 당시 내 영어 관련 루틴은 이랬다.


1) 아침, 저녁 출퇴근 시 영어 팟캐스트 청취(주 5일 2시간 정도)

2) 출근 후 근무 전 EBS 영문법 강의시청(20~30분)

3) 점심시간 EBS 영작 공부 (20~30분)

4) 문장, 단어 외우기, 관련블로그 찾아 공부(틈틈이)


보다시피 돈도 전혀 안 들인 별거 아닌 루틴이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도 별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하루, 한 달, 여섯 달, 일 년.. 기간이 길어지자 내 영어실력도 같이 늘어났다. (역시 꾸준함을 이기는 건 없다.) 한 문장, 두 문장 이 입에서 나오고, 영어로 글도 쓸 수 있게 되자, 더더욱 자신감이 생기고, 공부에 재미가 붙었다.

그 자신감을 토대로, 영어시험 IELTS도 치르고, 유학을 하게 될 학교 테스트에도 임하게 되었으며, 외국살이에 대한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외국 대학원에서 1년 과정도 무사히 마치고(심지어 한국의 학부시절보다 높은 성적으로 수료), 현지기업과 잡인터뷰도 하고, 아이들 학교와 소통도 하고, 현지생활도 무사히 마쳤으니, 내 영어공부의 결과는 성공이라고 볼 수 있을까? 다만, 한 가지 슬픈 현실은 한국에 돌아온 후 내 영어실력 수준도 형편없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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