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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 Oct 24. 2022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생각을 바꾸자

아파트 보일러 공급(중앙난방)이 시작되었는데 우리 집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아서 관리사무소에 방문을 요청했다. 민원이 많아서 오늘 오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다행히 외출 전에 오셨다. 

매년 보일러를 트는 시기가 되면 첫날엔 작동되지 않아서 관리사무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사 올 때 부품을 교체했고 5년 째인데.. 수리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관리 사무소의 소개로 다른 업체에 비해 두 배나 비싸게 교체했건만 매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너무 스트레스였다. 수리를 하고 바로 다음 해에 보일러가 작동하지 않기에 사무소의 도움을 받으면서 수리업체 연락처를 문의했었다. 그때 방문한 직원이 잠깐 손보더니 작동이 잘 된다며 알려주지 않았었다. 그때 강하게 수리업체를 불러서 점검을 요청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도 내내 속상하다. 

올해도 역시나 작동되지 않아 관리사무소에 연락하면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만약 이사 올 때 업체가 수리를 엉망으로 한 거라면 다시 부품을 교체하기로. 매년 이렇게 속상해해봐야 해결되지 않는다. 방문한 직원에게 부품 교체를 요청하니 아직 잘 돌아간다면서 더 쓰라고 하셨다. 아파트가 오래되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했다. 

매년 보일러가 가동되는 시기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속았을지도 모른다는 마음, 돈을 낭비했다는 생각, 교체를 했음에도 매년 이렇게 귀찮아야 한다는 억울함... 그런데 내가 억울해해봐야 결과는 똑같다. 오래된 아파트라서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는 동안 부품에 이물질이 쌓일 테고, 내년에도 어김없이 관리사무소에 연락을 해서 서비스를 받아야 할 것이다. 만약 5년 전 수리업체가 나를 작정하고 속여서 돈만 받아내고 부품을 제대로 교체하지 않았다고 해도 5년 동안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만 손해다. 보일러가 가동되는 첫날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서 고치는 것도 크게 귀찮은 일은 아니다. 

잠깐의 체크로 보일러는 잘 돌아간다. 내년에도 관리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부품을 수리하고 그때 필요하다면 교체하자. 이제 이 문제로 더 이상 속 끓이지 않기로 한다. 화를 가라앉히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만 손해 보는 짓,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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