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올 듯 따스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추워지더니 바람이 세차게 분다.
“꽃바람이야. 바람이 겨우내 잠들어 있던 나무들을 마구 흔들어줘야 나무들이 힘껏 물을 머금어서 꽃을 피울 수 있대. 그래서 봄에 바람이 많이 부는 거야.”
엄마가 말했다.
나도 우리도, 세차게 흔들릴 때 변화가 생긴다.
어릴 때는 매일매일 신나게 놀기만 하면 좋을 것 같았다.
“놀이동산에서 매일 놀 수 있어? 뭐든 매일 하면 지겨워져”
즐거움만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나는 이제 안다.
세찬 바람과 추운 겨울이 있어야 따스한 봄날도 온다는 것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세찬 바람에 몸을 맡기고 신나게 흔들리다 보면
다시 봄은 오고 화창한 여름이 손을 내민다.
꽃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