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곡 0718 (improvisation 0718)
[작곡 노트]
어린 시절 가장 먼저 접한 악기는 피아노입니다. 기억은 없지만 5살 때의 연주 사진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지요. 하지만 8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피아노 연습은 소홀해졌고 어느 순간부터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천명을 앞둔 지금, 지나온 삶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일 중 하나는 어릴 적 피아노 수련을 계속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악기를 연습한다는 것은 그 악기를 잘 다루는 것은 물론이고 몸을 훈련시키는 과정입니다. 곡 하나를 연습하는 것은 감성적인 뇌 활동으로 손가락에게 악보를 기억시키는 일이지요. 2021년 7월 18일 아침, 나의 손가락은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 건반 위에 손을 올려놓고 손가락이 기억하는 음들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이 날의 기록이 improvisation 0718 (즉흥곡 0718)입니다.
재미있게도 나의 손가락은 20-30대를 보냈고, 반려자를 만났으며, 첫 아이를 만난 곳, 프랑스 파리를 기억하듯이 들렸습니다. 파리를 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손가락이 들려줍니다. 프랑스 파리는 항상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지만 드뷔시와 스트라빈스키 등 시대를 변화시킨 혁신의 음악이 시작된 무대이기도 합니다. 특히 프랑스 작곡가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화성은 혁신과 전통이 공존하는 소리를 들려주는데 나의 손가락은 그 소리를 기억해내려고 합니다.
모든 피아니스트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improvisation 0718
music by yehu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