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추사 김정희가 8살 때 아버지, 김노경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어린 추사는 아들이 없어 가문의 대를 잇지 못하는 큰아버지, 김노영의 양자로 가게 되었고 이 편지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친아버지에 대한 효심과 동생들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삼가 살피지 못했습니다만, 장마와 무더위에 건강은 어떠신지요? 사모하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소자는 어른(백부)을 모시고 글공부하면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백부께서 막 행차하셨는데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더위도 이와 같으니 염려되고 또 염려됩니다. 아우 명희와 어린 여동생은 잘 있는지요?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만 살펴주십시오."
-아버님께 계축년(1793) 6월 10일 아들 정희 올립니다.
불과 8세에 이런 인품과 글솜씨를 가졌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자식을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 그리고 지금 시대의 교육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