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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2-2) ‘색즉시공’

14장. 최고의 사랑 / 2) 헌신

by 휘련

2-2) 색즉시공 (2002) - 사랑은 낭만이 아닌 헌신




이에 비해서 색즉시공은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나 화려한 사랑과 헌신적 사랑에 대해서 잘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는 어쩌면 얼큰한 진국보다는 빛 좋은 개살구에 더 현혹하다가 다시금 진국을 찾지 않는가? 누구에게는 화려하게 나비처럼 날아들어와 벌처럼 톡하고 쏘면서 달아난 것. 그렇게 다가 온 남자에게 남는 것은 아름답고 영원할 거 같은 판타지. 하지만 실제로 원치 않았던 아이가 생겨서 이를 낳을 수 없어서 결국 낙태를 해야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영화 속 은효(하지원)은 청순한 대학생이자 에어로빅 상비군 선수다. 그런 그녀에게 원치 않는 아이로 인해서 혼란스러웠다. 그의 남자친구인 킹카에게 함께 산부인과를 함께 가자고 했으나 남자는 카드를 주면서 알아서 처리하라고 한다. 이러한 비도덕한 성품에 여자는 분에 못 이겨서 화를 낸 것이다. 심지어 남자는 그 아이가 정말 자신의 아이일까 친구들과 나이트에서 이야기하면서 그녀를 믿지 못하게 된다.


이에 반해서 그녀가 도움을 요청한 것은 지고지순하게 자신을 맹렬하게 좋아하는 사내 은식(임창정)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다짜고짜 만나자고 한 것인데 이에 첫 데이트만큼 준비해놓고 갔지만 실상 이들의 단 둘의 비밀 데이트는 공원도 놀이동산도 아닌 산부인과였다. 그의 연기는 슬프게도 아이를 임신시킨 남자친구의 역할인 셈이다. 그렇게 원했던 남자친구의 자리이지만 지금 이 자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가슴 아픈 자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낙태를 누구보다 걱정해주는 사람이다. 그녀를 위해서 100여만의 산 반지를 다시 팔아서 여관비를 마련해 몸조리 하게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극정성으로 모텔 안에서 미역국 요리를 해주고 그녀가 혹시나 심심해 할까봐 차력쇼를 보이면서 기쁘게 해주었다.









그러던 그녀가 그러한 몸을 이끌고 에어로빅 대회에 참여한 것이다. 에어로빅 무대에서는 아무런 탈 없이 마쳤으나 실제로 아래의 피가 터져서 화장실에서 쓰러진 것이다. 이를 발견한 남자는 급히 응급실로 옮겼다. 그녀를 업고 뛰는 동안 옷이 흠뻑 젖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기다리다가 보호자인 어머니가 오신 것이다. 오자마자 그녀의 남자친구인 줄 오해하고 그녀의 어머니에게 온갖 매를 맞으면서 버티었다. 그러한 우여곡절을 남자친구 보다 더 멋지게 대해주는 이 청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장 힘들 때, 곁에 있어줬고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필요할 때 나타나 해결해 준 것이다.


* 헌신의 존재

: 원하는 사람 < 잘해주는 사람 < 필요한 사람


진정한 사랑은 자신이 바라며 소망하는 그러한 원하는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에게 필요한 대상이어야 한다. 굳이 얘기하자면 그 상대의 삶에 있어서 꼭 없어서는 안될 만한 사람이 되주어야 할 것이다. 그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의미가 있다. 그렇게 되면 굳이 자신이 다가서지 않아도 그 상대에서 필요로 끌려오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무작정 퍼주면서 잘 대해주는 사람이 필요할 때, 적제적소할 때만 잘해줘야 할 것이다. 이에 고마움을 모르는 이에게 무조건적인 것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상대에게는 미안하지만 그 고마움을 익히 깨우치기 위해서는 때론 잘 대해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정한 헌신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교훈을 줘야 할 것이다.


특히나 이 헌신의 비롯된 오해가 많다. 특히나 남자들이 여자에게 무작정 잘해주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물론 그것이 어느 정도의 효력을 지니고 있으나 주변에 너무나도 잘해주는 이성이 많게되면 당연스레 가치가 없게 된다. 이에 보다 나은 방법은 그 상대에게 진실로 필요한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제 아무리 100번의 의미없이 퍼주는 선물보따리 보다는 위협적인 상황에 도와주는 즉, 필요할 때 나타나 1번 해결해주는 것이 더 의미가 있기 마련이다. 헌신도 그럴 것이다. 무조건적인 헌신은 헌신보다는 복종과 같은 느낌이다. 사랑에 있어서 주인과 노예란 없는 것이다. 서로가 섬기는 공주와 왕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채울 수 있는 헌신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헌신함으로 당연한 결과로 오해를 하는데, 이에 있어서 균형적인 사랑관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때로는 그렇게 되어서 연인으로 발전된다고 해도 남자에게는 그동안 쏟은 정성을 생각해서 그걸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함께하는 것이며 그에 따른 헌신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무작정 여자가 남자의 행동을 기다리다가 지치는 시대는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데 누가 먼저 헌신하고 누가 더 많이 헌신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왜 헌신하는 것이다. 헌신은 곧 사랑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표현이다. 자신보다 상대를 더 위하는 이 헌신을 잘 되세겨야 할 것이다.


* 색즉시공 (유산으로 아파하는 지원을 웃기려는 창정의 노력)

https://www.youtube.com/watch?v=U-iBP9arZ6M


영화 속 보다 더 감동깊은 헌신의 사랑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당시 TV특종 '놀라운 세상'에 소개했는데 어찌나 감동 깊은 메시지로 전했는지 아직까지 잊지 않았다. 그렇기에 꼭 선인들의 깊고 따뜻한 헌신을 본 받으며 그 사랑을 배워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너무나 놀라울 정도의 마음.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걸 보여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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