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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장] 2-1) ‘졸업’ - 결혼식 도중 도주

15장. 행복한 결말 / 2) 평생 함께 하고픈

by 휘련

2-1) 졸업 (1967) - 결혼의 순간에 찾아와 인생을 바꿔버린

이 영화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헐리우드 대 스타인 젊은 시절을 엿 볼 수가 있다. 바로 '더스틴 호프'만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있기에 더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이 1967년의 모습에서 모범적이고 우수한 FM인생을 살아온 벤자민의 청춘을 그리고 있다. 벤자민의 이력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이 시대의 청춘들과도 별반 다르지 않게 삶에 대해서 고민하며 방황하게 된다.


그러한 그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착잡하다. 하지만 이런 아픔을 고스란히 씻어여 줄 것만 같은 부유하며 관증적인 한 중년 여성이 등장한다. 바로 로빈슨 부인(앤 밴크로프트)이다. 여짓껏 쑥맥처럼 살아온 벤자민에게 그녀의 유혹은 불확실한 미래에서 자신이 허우적되는 것을 그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녀만이 검게 드리워진 젊음의 방황을 잠재울 수 있는 안식처로 여긴 것이다. 마치 독이 든 사과를 먹으면 안 되지만 그 달콤함에 참지 못해서 깨물 수 밖에 없는 것.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게 되는 것처럼....




그에게 있어서 로빈슨 부인은 그저 아버지의 사업 파트너였다. 하지만 그는 이미 로빈슨 부인의 밀애라는 환락의 늪에서 허우적되고 있다. 그러다가 벤자민은 일레인 아버지들끼리의 주선으로 딸 일레인과 만나게 되었고 벤자민은 자신을 뒤돌아보면서 로빈슨 부인과 약속을 저버리며 그의 딸 일레인을 진정 가슴에 두게 된 것이다. 이런 로빈슨은 벤자민과 일레인을 사랑을 두 눈으로 그저 지켜볼 수가 없다. 자시의 딸이자 어찌보면 사랑의 방해자이기에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하게 된 것이다. 결국 로빈슨은 자신의 딸에게 벤자민과의 밀애의 관계를 모두에게 털어버리게 된 것이며, 게다가 거짓말까지 덧 붙여서 두 관계를 완전히 종결시키기에 안간힘을 쓰게 된 것이다. 어린 딸에게는 너무나도 커다란 충격이었을까? 일레인은 결국 상처만 안아버리고 멀리 떠나고, 다른 이와 결혼 준비에 분주하게 된다. 뒤 늦게 이 소식을 알게 된 벤자민은 일레인과 결혼하겠다는 일념으로 버클리로 떠나 그녀의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결국엔 일레인은 다시 벤자민을 받아들이지만 로빈슨 부인의 방해로 일레인은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결혼을 하게 된다. 벤자민은 일레인을 수소문해 어느 조그마한 성당에서 결혼을 치루고 있는 곳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일레인가 어느 남자와 결혼을 하는 모습을 벤자민이 성당 2층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보낼 수가 없다. 아마도 짧은 시간에 주마등처럼 많은 생각들이 그를 혼잡하게 만들 것이다. 자신의 결혼하고 싶은 여자. 평생을 함께지내고픈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 게 지금 막 결혼식을 올리는 시점이라고 해도. 주변 사람들의 질타와 저지 속에서 오히려 더 빛이 날 것이다. 벤자민은 평생을 후회로 얼룩지면서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워낙에 인생이 철두철미한 계획에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막무간으로 일을 저지른다. 아니 어쩌면 사랑을 위해서 모든 걸 버리고 다가선 게 아닐까? 평생 함께 하고픈 사람을 발견한 것. 이는 그 어떠한 조건보다 가치가 있는 것이다.







벤자민은 여자의 결혼식장으로 뛰어들어 선다. 결혼식을 한창 거행중이었으나 아무도 그가 온 것을 몰랐다. 아니 있어서는 안될 불청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온 것이다. 이 결혼식을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남자다. 유리창으로 가두어진 성당. 여자와 결혼할 남자는 입을 맞추며 서서히 이 형식이 끝날 무렵을 2층에서 물끄럼이 바라만 본 것이다. 남자는 화를 내며 이 결혼을 뒤 엎어버리고 싶었다. 그의 그 욕망이 강하게 행동으로 번졌다. 그는 유리 문을 두들겼다. 아니 두들기다 못해서 부수어 버린다. 누구보다 이 시점이 인생 일대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남자에게 있어서 아니 여자에게도 있어서 서로가 얼마나 절실한 존재인지 다시 마지막 확인하지도 못하게 이렇게 허망하게 마무리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남자는 혼신을 다했다. 그렇게 많은 하객들의 사이를 뚫고 여자를 구하려 이 결혼식장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모두 다 축하받는 이 분위기 속에서 정장 필요한 인물이 온 것이다. 형식적인 신랑보다 가장 아껴주고 평생을 함께할 남자가 온 것이다. 남자는 신랑을 때려눕히고 일레인을 데리고 이 결혼식장을 빠져나가려 한다. 하지만, 숱한 하객들이 이를 저지하려 달려들어 온 것. 하지만 무력투쟁 속에서 남자는 힘겹게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몸부림친다. 벤자민에게는 눈에 보이는 게 없다. 많은 하객을 따돌리고 문을 걸어 잠궈어 이 성당을 빠져나간다. 혹시나 그들이 문을 부숴 따라올까봐 둘은 하염없이 힘차게 달린다. 마치 세상 어디로 가든 상관이 없다.

어떻게 살지 무엇을 위해 살지도 별로 게의치 아니하다. 오로지 중요한 건 누구와 함께 있느냐라는 것이다. 그리고 문을 부쉬어 따라오는 하객들을 뒤로하고 급하게 버스에 오르게 된다. 많은 승객들이 땀을 흘리면서 들어선 남자와 드레스를 입고 들어선 여자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그런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이들에게 있어서는 평생 함께 하고픈 것을 얻었기에 가장 기쁜 일이다. 그 어떠한 상황도 복장도 장소도 그리 중요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있냐는 것이기에......

영화 졸업. 1960년대 미국사회의 불안정한 미국의 청년들의 심리를 잘 묘사한 영화다. 그 시대상의 정황을 면밀히 파헤치면서 직업과 섹스와 돈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복잡한 스펙트럼을 일관성있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네러티브하게 나열하고 있으며 당시 커다란 센세이셔널을 불러 일으킨 화제작이기도 했다. 또한, 진정한 사랑과 결혼에 대해서 모든 이들에게 있어서 자각하게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젊은들의 사랑. 비록 빈틈도 많고 때로는 옳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는 평생 함께할 이와 함께 한다면 이러한 실수와 무능함을 다 메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조건의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가 있고, 차가 있으면서 연봉은 얼마 이상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자격조건이 아니라 바로 누구와 평생 함께 해야 하는 지 알아야 할 것이다.


만일에 자격조건에 부합된 이와 결혼을 하다가 그 조건이 만일에 사라졌다면, 이혼할 것인가? 결혼은 그렇게 어렵고 복잡한 구조가 아니다. 가장 간편하게 숱한 구조를 버리고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평생 함께하고픈 이'와 사는 것이다. 그 대상이 비록 돈이 별로 없고, 몸이 좀 불편하고 집안의 환경이 그리 좋지가 않더라도 그것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 그 자체다. 흔히들, 사랑은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을 한다. 평생 함께 할 이를 다른 이성과 혹시 재고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자신의 입장을 남과 비교를 한다면 어떠한 것일까? 사람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고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다. 각기 개성이 다르며 자라온 환경과 의식구조가 다르다. 어찌 다른 색깔을 옳은지 그릇인지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색깔이 좋냐는 것이다.


그리고 평생 함께 한다는 것은 오로지 서로 간의 유일한 존재여야 해야 한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것이다. 그 게 바로 우리가 가정을 이끌고 사는 결혼한 사람들의 올바른 사랑의 결실. 그 참된 모습이다. 결혼 자체가 사랑의 반을 성공한 셈이다. 아직도 제대로 된 짝을 찾지 못해서 평생 함께 할 이를 몰라서 허둥되는 젊은 이들이 많다. 혼기가 가득 찼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더 나은 이성을 찾다가 자신의 나이가 더 들수록 주가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평생 함께 하는 것은 가장 화려하고 나은 것이 아니다. 제 아무리 스펙이 뛰어난다고 해도 어쩌면 잘난 게 많기에 여러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만큼 유일한 이성으로 지니기가 어려운 존재가 되어버린다.


* 졸업 (The Graduate - The Sound Of Silence)

https://www.youtube.com/watch?v=ciERzSFRwzk


어쩌면 자신과 잘 맞는 사람, 그게 비록 서로간의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러니 만나야 한다. 부족한 사람의 만남은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면서 평생을 의지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매력이 없어보이지만 내 자신이 그의 가치를 알면 되는 것이다.


* 평생 함께 할 대상의 요소

1) 멋지고 화려한 이성 -> 자신에게 잘 맞는 이성

2) 완벽한 스펙의 이성 -> 부족하지만 서로 의지되는 이성

3) 매력이 넘치는 이성 -> 내 스스로가 가치를 인정하는 이성


사랑. 어찌보면 화려한 동심과도 같지만 그럴 수 없다. 그것은 초반의 설레임이다. 진정한 사랑은 은은하다. 평생 함께 지낼 반려자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있다. 그러니 만나야 한다. 부족한 사람의 만남은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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