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은 플랫폼의 특수성이 있기도 하고, 소재 역시 다른 드라마들과 차별화되었다는 것이 1020 및 1020을 제외한 전 세대, 그리고 전 세계인들에게까지 어필이 된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리포트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제외한 다른 드라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는 친구들과 만날 때를 제외하면, 친구들과의 만남에 ‘드라마’라는 주제가 빠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코로나라는 역병이 찾아온 후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의 연속에 완전히 지쳐버린 우리에게 그나마 즐거움을 주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텔레비전 드라마였다. 올해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자주 거론되었던 드라마들은 공교롭게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유미의 세포들>, <알고 있지만>, <홍천기> 등이 있다. 아쉽게도 <홍천기>라는 작품은 아직 시청하고 있지 않지만, <유미의 세포들>과 <알고 있지만>이라는 드라마의 경우, 열심히 챙겨본 작품들이었다. 특히, <유미의 세포들>은 현재 방영 중이기 때문에 가장 최근까지도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알고 있지만>, <홍천기>, 그리고 <유미의 세포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이거 봤어?’라며 자주 거론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세 작품 모두 웹툰이 원작이라는 특징이 있다. 웹툰이나 영화와 같이 다른 장르의 작품을 바탕으로 각색된 드라마의 경우, 원작과의 비교를 하게 되고, 원작의 서사와 전개가 이미 세상에 나와 있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인기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드라마를 시청해보고, 그 드라마들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오히려 서사나 전개를 이미 완결된 작품으로 보아서 알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로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왜냐하면, 완결된 작품에서 A라는 서사로 흘러갔던 이야기가 드라마라는 장르로 제작되었을 때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 것인지가 시청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웹툰이 원작인 <유미의 세포들>의 경우 등장인물인 유미의 몸과 마음의 상태가 세포들을 통해 너무 잘 드러나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그때 그때 인물의 말이나 표정에서 짐작할 수 있는 심리를 세포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욱 더 확실히 파악하며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웹툰과 차별화되는 점은 드라마에서는 마치 만화영화를 연상할 만큼 밝고 고운 색상과 그래픽으로 세포들을 표현하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미 있는 작품을 원작으로 두고 연출된 드라마의 경우, ‘연출’에 눈길이 가기도 한다.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되는 대부분의 드라마들은 웹툰 혹은 소설을 그 원작으로 두고 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래픽, 혹은 글로 되어 있는 원작을 최대한 원작의 느낌을 살려 드라마로 제작해야 한다는 난제가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그 난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가 또 하나의 시청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궁금해하는 것은 결말이다. 원작이 존재하는 드라마의 경우, 원작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의 결말도 원작의 결말과 같을 것인지, 혹은 비슷한 전개나 서사가 이어지지만 결말만큼은 다를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를 볼 때, 서사와 전개가 어떻든 원작의 결말을 떠올리며 이번에 제작된 드라마의 경우 어떤 결말을 그리게 될 것인지 예측하며 보게 되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최근 1년간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해본 드라마들과 그 드라마들의 공통된 특징 및 1020에게 어필된 부분들에 대해 적어보았다. KBS 역시 이와 비슷한 시도를 했던 것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5월부터 6월까지 총 12부작으로 방송되었던 <오월의 청춘>이라는 드라마는 동화 <오월의 달리기>가 원작이고. 비슷한 시기에 방송되었던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라는 드라마 역시 원작 소설이 있다. 새롭고 참신한 극본과 연출만을 찾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소설, 웹툰, 가끔은 영화의 형태로 존재하는 원작을 어떻게 TV 드라마라는 형식을 통해 보다 흥미롭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지가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