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잠

그때의 생각들 (3)

by 박예인


*

모진 세월 풍파에 옹이진 토막 같은 어머니가 돌아누웠다.
여태 진흙밭 풀밭 가릴 것 없이 되게도 구르다가 이제 겨우 누워 잠드나 하였는데 젊은 것들은 여태껏 잠들지 않고 부산스러워 기껏 빠져가던 잠의 나락에서 되돌아온 것이 억울하여 한숨만 폭폭 내쉰다.


그 아래, 새끼 짐승 같은 핏덩이가, 그 어린 것이, 한숨 내뱉는 제 어미를 곁눈질로 흘끔 보고는 새삼 숨소리를 삼킨다.

제 어미의 눈치를 살피는 어린 것과, 이를 알면서도 제 새끼의 불안을 살펴줄 여력이 없는 어미.

모두가 안쓰러운 밤.

새벽은 여전히 지난다.

새 태양이 뜰 때까지 뒤척이고 맘졸이는 그 새벽은 지난다.



2016.12.21.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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