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름답고 위대한 역사이다.

나의 뿌리를 찾아서

by 나비

숲을 걷는 일은 내가 자연인이 되었으며

원시 때부터 나의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나는 자연으로부터 왔고

숲이 뿜어내는 작은 공기방울을 내 콧속으로 숨이란 걸

쉬면서 태어났다.

나는 작은 뿌리에서 힘차게 빨아들여 큰 나무줄기 끝에 뿜어져 나온

산소방울이 내 심장을 타고 온 몸의 피가 되고 생명이 되었다.

그 뿌리는 내 고향이고 근원이다.


나는 오늘도

수많은 뿌리를 밟고 지나가며 생명의 숨이란 걸

토해낸다.


뿌리 하면 생각나는 소설 하나.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그린북. 1977)'

아주 오래된 책이지만

자신의 뿌리를 끈질기게 추적하여 완성된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받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고 한다.

미국 사회에 인종차별이라는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흑인들이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삶의 희망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책의 영향력이란 정말 대단하다.

백인들도 지금의 역사는 흑인의 피로 이루어졌음을 처음으로 인정하게 했다고 한다.


책에는 그리오. 잘리. 젤리라고도 불리며

아프리카의 구전 역사가가 나오는데 한 부족마다 한 명씩 있었다고 한다(현재에도 있다고 함).

부족의 모든 이름이며 이야기를 기억하고 구슬하였는데

" 그리오가 죽으면 하나의 도서관이 없어진다"라고 했을 정도로 그 가치가 대단하다고 한다.

마을의 중요 사건이나 행사, 풍습, 결혼, 죽음 등에 대해 기억하고 하루 종일 해도 모자랄 만큼 그 양이 엄청났다고 하는데 인간의 능력이란 실로 대단하다.


그리오가 기억해낸 헤일리의 조상인 쿤탄 킨 테는17살때 평화로웠던 감비아의 작은 마을에서 노예사냥꾼에 납치되어 미국에 끌려온 노예였으며 헤일리의 7대손 이었다.




우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다 뿌리가 있다.

숲에 가면 수많은 뿌리가 땅위에 드러나 있지만 나의 뿌리는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조상들의 결정체이며 나는 과거이며 미래이다.


나로 인해 구술되며

나로 인해 우리 가문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일이다.

나의 어머니로 나의 아버지로 나는 자랐고 살았다.

나의 어머니는 어머니의 어머니로 그 어머니는 또 다른 어머니로.

무한 반복의 끝에는

나는 또 다른 어머니가 되어 있다.


하지만 역사가 같고 뿌리가 같지만 모두는 다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대단하고 멋진 일임에 틀림없다.
나는 아름답고 위대한 살아있는 역사이다.

나로 인해 역사는 계속되어진다.
나는 나 혼자만의 내가 아님을 반드시 기억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