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글쓰기

에세이 4기 수업

by 나비


군산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고 제일 잘 나가는 동네 서점 한길문고.

그곳에서 나의 운명을 바꿀 글쓰기 수업이 시작되었다.


6월 3일 수요일. 에세이 4기 첫 수업.

한길문고 상주작가인 배지영 작가님이 진행하는 수업이다.

글은 이미 일요일 저녁까지 썼고 출력이 되어 있었다.

작가님 앞에는 빨간 줄이 간간이 보이는 원고가 가지런히 책상 위에 누워져 있다.

마치 숙제 검사를 하려는 선생님 같았고 양옆으로 앉은 우리는 대답을 기다리는 학생 같았다.

학년이 바뀌고 첫 수업시간. 선생님도 반 친구도 처음 만난 것 같은 자리.

반장이 '모두 차렷. 열중 쉬어, 경례'만 안 했지 우리의 시작은 그렇게 모두 긴장되고 어색한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군산에 40여 년을 넘게 살았지만 한 번도 안 본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에세이 수업이라는 것이 처음이고

가장 중요한 건 내 글을 누군가의 지도를 받는다는 것도 처음인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함이 가득한 날이다.

내 글에 가장 많은 빨강 줄이 있다는 것이 당황스러웠고 잘 쓰신 다른 분들이 부러웠다. 오늘 가장 확실히 배운 것은 문단 나누기였다. 나는 문단 나누는 것 초차 알지 못했었던 것이였다. 다른 것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글의 내용이 바뀌거나 문장이 너무 길 경우 문단을 나누워야 하는데 내 글을 누군가 읽는다면 숨이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셀렘 반 스푼과 나 자신에 대한 의구심의 반 스푼을 넣어 첫 수업을 잘 마쳤다.




11월 4일. 수요일. 에세이 마지막 수업

오늘은 장작 6개월의 마무리의 날.

한 달에 두 번 총 12편의 글을 썼고 그 글에 작가님이 교정을 해주셨고 코멘트를 달아 주셨다.

아주 작은 실수부터 큰 실수까지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얘기해도 또 틀려서 갔다. 하지만 마다하지 않고 또 같은 말을 무한 반복으로 얘기해주시는 작가님의 끈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진즉 포기했을지도 모르고 훈계를 싫어하는 어린아이처럼 떼를 썼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 일련의 과정을 잘 지켜주셨고 우리가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와 현실적인 대안을 끊임없이 옷 입혀주셨다. 그 옷을 입고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옷을 찾을 수 있었고 멋진 패션쇼로 피날레는 맞이 할 수 있었다.



나를 제외한 8분의 샘들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보았다.


강샘은 배워서 보다는 타고난다는 재능을 믿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못 배워서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또한 무엇보다 재미있었다고 하셨다. 졸라맨처럼 그렸던 그림도 어느새 성장되어 글을 비춰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글을 모아 주시는 일들. 그 외에도 많은 일들을 책임 있게 해 주셔서 너무 편하게 모임에 이루어지게 하신 분이었다. 초보 운전기을 연제 하시는데 작품성은 너무 좋은데 다작의 어려움을 토로하셨다.


강생은 직장 다니느라, 육아하느라 아침 잠깐 시간이 날 때마다 썼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통하여 나를 보여주는데 두려움이 어느새 두렵지 않게 되었고 쓰면서 성장과 치유가 되었다고 하셨다. 가장 나이가 어린 샘이지만 가장 눈물 나는 글이 유독 많아 슬프면서도 아름다웠다.


황샘은 처음에는 간절함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어느 날 생각을 생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말을 잘 못해 말로 이기고 싶어 글을 적었던 이미 글쓰기의 열정은 충만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 여러 가지 것들이 습관이 되었고 엄마에 관련된 책을 쓰는 등 많이 발전한 자신을 발견했다고 하였다.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유쾌한 글을 쓰고 있었다.


장 샘은 젊었을 때에는 문학회 활동도 하시고 수필도 많이 썼다고 하셨다. 지금은 철학을 공부하는데 늘 논증적 글쓰기만 하다가 에세이 수업 샘들의 글을 보고 많이 느끼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하셨으며 더 다양하게 자신의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되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하였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함께 하지는 못 하지만 응원의 말을 해주셨다. 많이 바쁜 와중에도 성실히 참여하신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나도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싶었다.


오샘은 글 쓰는 재미가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고 자다 일어나 글을 쓸 정도로 인생에서 큰 의미가 생겼다고 하셨다. 전에는 정보 위주의 기삿글만 썼었는데 에세이 수업 함께 하는 분들과 껴서 가다 보니 훨씬 표현력도 좋아지고 즐거웠다고 하셨다. 에세이 수업 중간에 들어오셨지만 한참 전에 시작했던 나보다 너무 잘하셔서 은근히 부러웠었다.


김샘은 글하고 멀었으며 책도 잘 읽지 않았지만 50이 넘어서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 없어서 기록의 중요성의 깨달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갱년기를 글쓰기로 잘 넘어갔다고 하시며 스스로에게 흐뭇한 표정을 지으셨다. 또한 교사로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모습에서 아이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따뜻한 샘으로 느껴졌다. 이번 글쓰기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았었다한다. 그 말을 하는 샘도 좋은 사람임이 분명하다.


허샘은 아이 문제집 사려고 서점에 왔다가 우연히 에세이 수업에 신청하였고 조그만 소재에도 길고 풍성한 글이 된다는 것이 놀라웠고 여기 만난 분들에게 많은 영감과 배움을 통해 성장하셨다고 하셨다. 수제청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고 점점 글이 일취월장하는 모습에서 감동적이었다.


김샘은 온유하시고 늘 부드러운 미소로 끝까지 성실하게 임하셨다. 끝까지 지치지 않고 글을 써주셔서 감사했다. 구미에 사실 때 글에서 첫 상을 타셨고 그 이후에 시인으로 등단도 하셨으며 끊임없이 글을 쓰셨다고 한다. 에세이 수업하면서 특히 현실적으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고 하였다. 평생을 글과 함께 하신 샘의 앞날을 더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가 대견스러웠고 스스로가 해낸 것에 대해 자랑스러운 날이었다.



나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일어난 것들이 기적이며 나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글쓰기임에 틀림없다.
메리골드의 꽃말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올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