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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초등학교_개학날

by 배경진

오늘, 전국의 초등학교가 입학식을 하거나 개학을 했다. 가파초등학교도 방학을 끝내고 일정을 시작했다. 전교생이 넷이다. 전부 남학생. 1학년 한 명, 3학년 한 명, 6학년 두 명이다. 학생 넷에 교사는 둘이다.


1·3학년은 통합교실에서, 6학년 두 명은 한 반에서 배운다. 교사를 포함해 조리사, 행정직원까지 도합 아홉 명이 학생을 돌본다. 나 때는 오전·오후반으로 나눌 만큼 숫자가 넘쳐났는데…. 영양사는 가끔 모슬포에서 와서 식단을 만들어주고, 조리사가 아이들 점심을 책임진다. 아이들은 방과 후 잠깐 모여 놀다가 집으로 가서 이른 저녁을 먹고, 이른 잠자리에 든다. 일찍 물질을 준비하거나 배를 타고 나가는 부모의 시간에 맞추는 것이다.


가파도는 상급학교가 없으니 초등학교를 마치면 ‘큰뭍’(제주 본섬)으로 나가 학업을 잇는다. 부모들은 집을 한 채 더 장만해 주말에만 돌본다. 그런 까닭에 이곳 아이들은 육지보다 독립시기가 훨씬 이르다.


나는 초등학교 교정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이 부디 이 시간을 충분히 아끼고 사랑하기를 바라면서.


소나무가 보호수처럼 학교를 지켜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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