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예인 Aug 06. 2018

신과 함께 - 인과 연 리뷰

조잡한 CG 포트폴리오 - 인과 연으로 엮어낸 괜찮은 신파 

솔직히 1편 보고 좀 깜짝 놀라서(…) 많이 불안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일단 괜찮았다는 전제 하에 혹평부터 하면…



물론 (동시에 만든 작품인 만큼) 전작의 부덕이 여전합니다. 어떤 평론가의 혹평처럼 영화라기보다 “CG 포트폴리오” 처럼 보이죠. 보다보면 “헛힘 쓰네…” 하는 조소가 나오는 순간들. 어떤 장면을 만들기 위해 CG를 쓰는 게 아니라, CG를 만들기 위해 장면을 그린 것 같아요.


영화의 생명인 지옥 묘사가 특히 그런데요. 지옥의 묘사가 이야기에 힘을 불어넣지를 못해요. 지옥이 하나씩 베일을 벗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에 힘을 불어넣으며, 마지막 지옥에서 비로소 빵 하고 클라이막스를 터트리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이번엔 물 CG, 이번엔 불 CG, 이번엔 모래 CG를 자랑하는 기술 경연장이 되어버렸죠.


이건 액션도 마찬가진데, 지난 영화와 마찬가지로 차사들의 순간이동(…) 액션을 보여주는데 이것도 엄청 헛힘 쓰는 느낌입니다. 액션 씬에 의외성을 부여하고 더 생동감있게 만드는 게 아니고 아 그냥 날아다니는 CG를 만들었구나(…) 하는 정도의 감상. ‘마녀’ 같은 영화가 비슷한 방식으로 꽤 괜찮은 액션을 만들었던 걸 생각하면 비교가 많이 돼요.


특히 ‘그 영화’를 오마쥬한 건지 패러디한 건지 어쨌든 똑같이 만든 그 부분은 좀, 내보이기 부끄럽다… 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요. 이건 진짜 “우리도 CG로 비슷한 거 만들 수 있다”는 자랑 말곤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았다고 생각한 건 1편에서 통 갈 길을 못 찾았던 이야기가 꽤나 힘을 찾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평론가의 호평처럼 “거창한 구원 대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1편이 아 몰라 그냥 신파라면, 2편은 그래도 줄기가 박혀 있는 신파랄까요. (다만 이승과 성주신의 이야기는 개그 넣겠답시고 변주했다가 주제의식이 완전히 패망함. 다행히 이게 영화의 핵심 줄기가 아니라서 그냥저냥 넘어가게 됩니다.)


천 년 전과 현재를 넘나들어야 하는 어려운 구조도 일부의 혹평과는 다르게 그래도 꽤나 선방한 것 같고요, 차태현 씨가 없어서 그런지 배우 중 구멍도 없는 느낌. (죄송합니다 차태현 씨, 솔직히 나쁜 연기자라고 절대 생각 안하지만 신과 함께에서의 연기는 너무했어요) 하정우 씨야 말할 필요도 없고 역시 일부에서 혹평받는 주지훈 씨도 전 좋았고, 마동석 씨는 늘 마동석이긴 한데 그게 또 좋고, 김향기 씨도 역할이 자칫 오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선 넘지 않고 좋았고… 1편의 진주인공이었던 김동욱 씨는 이번에도 좋았긴 한데 2편에선 시나리오가 안티 수준이어서…


영화 초반부는 맥아리가 없고, 특히 지옥의 묘사가 “CG 포트폴리오”를 보는 듯 하여 관객을 벙찌게 만든다면, CG 포트폴리오를 끝마친 후반부에 복선을 회수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꽤 감동적인 신파극을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마지막 에필로그랑, 그 마지막 보너스(?) 장면은 진짜 사족 느낌. 물론 영화가 묘사하는 저승이 전반적으로 저승 대왕이 하나같이 못미덥고 판관은 더 못미덥고 왕후장상 영유종호 공과 사 구분 못하고 친인척 비리 쩌는 느낌이긴 한데…

작가의 이전글 90년생 임예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