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트

20241228

by 예이린

숙정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갑고 편안했다. ‘나이가 들수록 생일에 몇 명에게서 연락 오는지보다, 오래도록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기쁘다’던 인스타그램 속 게시글이 떠올랐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리얼볼이 보였다. 마트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의 줄 이어폰, 오랜만의 지니뮤직, 그리고 오랜만의 장보기였다. 반가움이 일었다. 내내 외식만 하며 돈을 버리고 다녔구나 생각도 해보고, 또 언젠가 지겨워지겠지만 지금을 믿어보자 다짐도 했다. 규칙을 정하려는 마음은 접어두기로 하고 돌아왔다. 늦은 밤 허기에 오랜만에 냄비에 물을 올렸다. 삶은 계란이 잘 익어 맛있었다.

keyword
예이린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구독자 135
매거진의 이전글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