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2
오랜만에 블로그에 일상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그만큼 기억에서 흩어지듯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여행이었으니까. 오랜만에 써서 어색하면서도, 오롯이 고성의 감성에 젖어드는 것 같아 차분해졌다. '듣기'라는 단어에 집중했던 요즘이라, 생각보다 제대로 듣는 사람이 많지 않다 느꼈고, 그래서 정말로 듣고 있는 언니가 신기했다. 어떤 사람을 보면, 자기 생각을 고함 지르고 싶다고 느낄 때도 있다니 "나는 내 생각 말하기 싫은데."라고 했고, 최근 읽은 책의 저자가 어떤 자리에 갔는데, 질문을 한 번도 받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하니, 언니가 자신은 '어떤 질문하지.'만 생각한다고 했다. 나는 그 대답들이 참 인상 깊었고, 꼭 닮고 싶다고 마음으로 생각했다. 언니의 여유롭고 침착한, 타고난 기질도 그랬다. 그리고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 타협하기보다, 자신의 고유함을 지켜내는 잔잔한 당당함이나 그런 게 깃든 일화들을 듣는 게 좋았다. 여행과 대화의 여운이 꽤 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