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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6

by 예이린

집에 도착하니 김치찌개 향이 배여 있었다. 화로에는 소고기를 구웠다. 엄마가 담근 김치는 무척 맛있었다. 새로 생긴 러그의 감촉이 좋아 가만히 누워 엄마가 이야기해주는 드라마를 보았다. <나의 완벽한 비서>였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다 아는데”라는 대사가 좋아 귀를 기울인 장면은, 이후의 말도 인상 깊었다. “지윤아, 나는 네가 그냥 남들처럼 흠 없는 사람 만나서 평범하게 연애했으면 좋겠어.“ ”무슨 말인지 알아. 근데 언니 그게 왜 흠이야?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인데 난 지금의 은호씨가 좋아. 그런 인생을 살아온 그 사람이라서 좋은 거라고.“ 시각을 바꿔보면 다른 지점이 보인다. 모두가 흠이라 해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지윤이 좋았다. 아마 무언가를 자신의 흠이라 여기는 많은 이들에게는, 든든한 위로일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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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이린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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