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질문들

20250519

by 예이린

모교에 갔다. 등교길 경사를 보니 이 오르막을 어떻게 매일 올랐나 싶었다. 귀여운 그림들이 벽에 많아져 있었고, 운동장은 어느새 조그마해 보였다. 그때는 보이지 않았던 교정의 초록빛과 화장기 없이 맑은 얼굴이 또렷히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도 그 나이에 따르는 고민을 지니고 하루하루를, 또 나는 내 시기에 찾아오는 생각을 품고 주어진 날들을 살아가고 있었다. 정년까지 십이년이 남았고, 나를 졸업시킨 지도 딱 그만큼인데 금세 가버렸다고, 그래서 이후를 고민해보신다고 하셨다. 잔잔한 시간이었는데, 내 삶에 묵직한 질문을 하고, 또 답해보려고 하고 있었다. 신기했다. 어떻게 이런 인연이 찾아와 늘 제자리를 지키고 계신지, 감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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