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이

20250702

by 예이린

알람 없이도 일어나게 되어,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핸드폰을 보니 서영에게서 긴 연락이 와 있었다. 나의 글에서 본 진심이 자신의 마음도 따뜻해졌다고 했다. '저는 사실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는 게 어색해서'로 시작해서, '나도 사실은 나만의 이야기가 있었는데....'라는 말이 이어졌고, 이제는 러닝을 '취미'라고 부를 수 있게 된 시간들이 떠올랐다는 말로 마무리한 문장이 많이 뭉클하고 고마웠다. 과거에 내가 어떠한 위로를 주었고, 이제는 돌려주고 싶다고도. 아침에도 세 번을 읽었고, 점심시간에도 살폈다. 반짝거렸던 것을 덧없는 것들로 인해 놓쳐버렸다는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하던 며칠이었고, 한편으로는 과거 어느 시점에는 나를 지켜주고 '그저' 마음이 반응해버리던 내 세계의 것들을 너무 쉽게 등한시해버린 것 같아 혼란스럽던 중에 또 서영이였다. 한 챕터를 마무리하게 해준 사람이. 할 일을 저벅저벅 하다 보면, 매번 기꺼워서 하는 게 아니더라도, 즉각적인 응답이 오지 않더라도, 언젠가 생각지도 못한 묵직한 진심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삶은 늘 내가 간절히 바라던 것을 주지 않고 등을 돌리는 것 같지만, 불쑥 손을 뻗어 기대해보지도 못했던 행복을 준다. 주어진 것을 꼭 끌어안고 사랑해야지, 오늘 서영이 덕분에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데에는 저마다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여실히 느꼈다.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지긋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백이 나에게 잔잔히 존재하기를, 욕심 내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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