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9
10km를 달렸고, 결혼식에 갔고, 동료들과 티타임을 했다. 그리고 브런치에서 주최한 <작가의 꿈> 전시를 보기 위해 서촌으로 향했다. 가을의 서촌은 고즈넉하고 잔잔하여 마음을 달랬다. 브런치가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섹션에서 나는 사람들의 태도를 바라보았다. 지긋했다. 자세히, 면밀히 살폈다. 사진을 남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곳에 다녀갔다고 인증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곳이 말하려던 것을 살피고 읽어내려갔다. 내내 그랬다. 눈길을, 시간을, 주의를 내어주었다. 진심이 어리는 공기가 좋았다. 어떻게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만들어졌는지, 누가 어떠한 고민들을 보냈는데 알려주어서 기뻤다. 십년 전 이곳에서 처음으로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들어보았고, 작은 등불을 켜놓고 새벽 내내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문자에 담아냈었다. 그 순수한 몰두와 환희들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이제는 안다. 소리로 뱉어낸 것들을 지켜내지 못할 때면 스스로에게 닿은 작은 실망들이 괴로워 많이 조심스러워진 지금이지만, 그래도 다짐했다. 언젠가 전시에 나의 종이책이 진열된 모습을 보겠다고. 썼다 말았다 끈기가 없는 것 같다는 문장 아래 빛을 비추니 중요한 건 ‘다시 시작할 용기’라는 이야기가 있었듯, 내가 놓지 않으면 어느 날, 어느 순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