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5
설렜다. 제주로 가는 길이 그 자체로 그랬다. 그런 것이 생겼다는 게 좋았다. 김동률의 출발을 들었다. 노을 지는 바다를 보면 여전히 속절 없이 걸었고,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간 사람들이 하나 둘 입체적으로 보였다. 자연스러운 대화들이 조금 정다워서, 편히 웃은 밤이었다. 타인의 이야기 속에서 ‘일관성’, ‘신뢰’라는 단어들을 들으며 요즘 피로감을 느꼈던 상황에 대해 살포시 이해할 수 있었고, 솔직함은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에서 온다는 말도 좋았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던 이가 ‘그때마다 고민하는 게 비슷하다’는 말을 해서, 내 고민도 그렇겠구나 하며 평균분포 이야기가 떠올랐다. 문득 요즘의 내가 아주 평범한 때를 보내는구나 싶어지기도 했다. 여행은 불확실성을 택하는 것이기에, 이번에도 용기 내어 발걸음을 떼고 세상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해준 몇 주 전의 나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