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이 만드는 단정함

20251101

by 예이린

어제 200km를 끝내던 순간 그간 받았던 압박, 스트레스가 신기할 정도로 다 사라지고 해외봉사 때가 떠올랐다. 나는 중간과정에서 피곤하고 힘들었음에도 마무리를 하며 털어내는, 이런 프로젝트성 과정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지금 업무 환경이 조금 더 답답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고 작은 경험들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해주어 썩 반가웠다. 11월의 첫 날은 한 달 동안 지니고 있던 작은 의무감을 내려놓고 미뤘던 세탁소를 찾고, 민혜가 선물해준 팔찌를 고치고, 세탁기를 돌리고 옷을 정리했다. 오래 마음에 걸려 있던 것들이 한 순간에 모두 해결되었다. 여백이 나를 단정하게 만들었던 토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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