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감사, 안도

20251207

by 예이린

연아는 딸기라떼를 고민하다가 던킨을 보내주었다. 커피와 잉글리시머핀, 핫도그까지 더했다. 운동을 마치고샤워하고 나오니 도착해 있었고, 문을 열고 손을 뻗어 가지고 오니 커피향이 훅 올라왔다. 그 순간 행복해졌다. 내가 보냈던 메일에 답장을 보내고 싶어 육퇴 후 세 시간을 썼다는 소중한 편지를 몇 번 다시 읽어보았고, 또 떠올렸다. 그리고 저녁에는 '난 울 예인이에게 주변 누구보다 젤 잘해주고 싶고 잘해줄 거지만 내가 주는 사랑이, 예인이가 받는사랑 중 가장 작은 거였으면 좋겠어..너무 상대가 소중하면 그렇게 된다고 하도라구'라는 문장을 보내왔다. '공주, 그냥 받아'라고 했던 몇 년 전의 그날처럼 잠시 멍해졌다. 감사하고, 행복한 날들이다.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워서 감탄이 나왔던 공간에서 보낸 시간 중, 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미를 감각하고, 표현하고, 담아내고, 업으로 삼아 성실하고 치열하게 해나가는 두 분이었다. 귀한 시간의 전과 후를 살피고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고 덕분에 집에는 일찍이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안도였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마음을 꼭 쥐고 살았었다는 것을. 다른 누군가를 찾지는 않았다. 그저 최근에 늘 그랬듯 내 마음을 흐름을 잔잔히 따라가보았다. 좋았다. 안심이라는 게 이렇게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지금의 나는 알고 있어서, 지금의 내가 참 좋았다.

매거진의 이전글토끼의 '나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