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0
잠을 많이 못 자서 피곤했고, 자주 그랬듯 정기 모임이 조금 미웠다. 그런데 또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을 보고 인사를 나누자마자 활기가 생겼고, 뛰니 활력이 돌았고, 근황을 나누며 유쾌함을 주고 받다 보니 기분이 좋았다. 모든 게 가뿐해졌다. 오늘 하루 동안 점심과 오후, 저녁에 찾아드는 생각이 모두 달랐다. 상대의 상황은 동일했는데, 내 상황이 달라져서 그랬다. 덕분에 깨달았다. 다른 것에 집착하게 되는 건 내 삶의 영역이 약해서일 수 있음을. 오롯하게 즐거운 게 있으면 괜스런 마음이 올라올 틈이 좁다는 것을.
말년병장 모드가 되고 나서 내가 모임과 딱 붙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거리가 좁혀진 만큼 안절부절했고, 섭섭했고, 들떴다. 이곳과 내가 동일시되듯 흘러갔다. 가까운 만큼, 아끼는 만큼 대상은 나를 건드릴 수 있다. 깊은 만큼 배우게 되는 거니까. 무엇이 내 마음을 속상하게 만든다면 그만큼 나를 설레고 기쁘게 했던 시간이 분명 존재했음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