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요정이 쉬는 날이래요!

요정이 살고 있는 당신의 숲 속

by 예이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_를 아시나요? 엘리자베스 길버트_라는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입니다. 이를 토대로 영화도 제작되었지요. 저는 책을 알기 전에 영화를 접했습니다. 이탈리아와 인도, 발리의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고, 인생의 지혜를 담은 명대사에에 감동했습니다. 어머니께서 힘드실 때 이 책을 선물하기도 했지요. 그녀는 딸이 건넨 책을 꼼꼼히 읽고서 제게 밝은 후기를 전했습니다. 위로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 글을 쓴 작가는 경험을 글에 담아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줄 수 있는 사람인 듯합니다. 하지만 제가 두고두고 다시 열어보는 것은 그녀의 TED 강연 : 창의성의 양육_입니다. 그 강연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녀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_가 성공한 후 힘들었습니다. 주위에서는 이를 능가할 책을 쓸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질문이 쏟아졌지요. 자기 스스로도 작가로서의 전성기를 이미 누리고 하강할 일만 남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예술가들의 삶은 비관, 불안, 우울증, 그리고 자살로 가득할까?' 많은 예술가가 괴로운 삶을 살았다는 것은 일반적인 전제입니다. 재능이 있어서 힘든 천재 예술의 생애는 익숙합니다. 특별한 재능이 없다는 자체가 고통인 평범한 예술가 또한 많았습니다.


그녀는 예술가의 생각을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거기서 발견한 것은 바로 지니였습니다. 옛날 옛적에는 예술가 곁에 지니 같은 요정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멋진 작품을 창조한 천재 예술가들 곁에서 창작 과정마다 도와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천재성은 신의 선물이지 인간의 재능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멋진 작품이 완성되면 지니가 떠나간 것, 그뿐이었지요. 그러다 보면 엄청난 무언가를 만들지 못해도 예술가 탓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가 비난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녀의 지인 중에도 이런 마음가짐을 한 예술가가 있습니다. 한 음악가는 운전을 하다가 악상이 떠오르면 혼잣말을 합니다. "지금 내가 운전하는 거 안 보여? 너를 악보에 옮길 수가 없단 말이야! 나중에 너를 제대로 탄생시킬 수 있을 때 오던지, 아니면 다른 아티스트한테 꺼져버려!" 참 재미납니다. 이 음악가는 평생 우울증이나 자기비관 없이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신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때때로 한없이 나약해지는 인간에게 이런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자신을 학대하지 않고 더 유쾌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말입니다. 물론 극단적 합리화와 요정 핑계 사이에 중용을 지키는 것은 본인의 몫이겠지요. 어쨌든 저의 요정타령은 이때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_










하루는 사랑 앞에서 자꾸만 다치는 친구에게 강연을 소개하며 제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사랑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고. 열심히 일하는 사랑요정이지만 가끔 실수도 하고 힘들면 쉬기도 한다고. 그러다 때때로 인간을 울리기도 할 거라고. 지금은 너의 사랑요정이 휴가를 떠난 것 같다고. 너한테 더 좋은 사람을 찾아주려고 너의 아픔은 보살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너의 잘못도, 그 아이의 잘못도 아니라고. 그냥 요정이 여기까지로 선을 그은 것뿐이라고. 너는 그 아이를 만난 경험 덕분에 더 성숙해졌다고. 하여 요정은 너에게 더 잘 어울릴 사람을 곧 데리고 올 거라고.


또 다른 하루는 사랑이 준 상처가 속을 파고드는 친한 언니에게 강연을 소개하며 위로를 건넸습니다. 아프게 하는 그 기억은 언니의 요정이 심술을 부려 생긴 거라고. 언니의 잘못도 상대방의 잘못도 아니니 다 내려놓으라고. 따뜻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들여다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어쩌면 요정이 찾아놓은 선물일 수도 있다고. 그리고 모든 일에서 스스로를 탓하려 하거든 한 번쯤 나의 요정 이야기를 떠올리라고. 일이 잘 될 때는 그 아이가 언니를 돕는 것이고, 일이 꼬일 때는 지친 요정이 신의에서 쉬는 거라고. 언니가 머무는 곳에서는 요정이 부지런하여 사랑스러운 인연을 많이 이어주길 소망하노라고.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_










당신의 오늘은 어땠나요? 사랑이 힘들었나요? 일이 힘들었나요? 특별히 힘든 일이 없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그러다가 자신을 탓하지는 않았나요? 반성은 해도 자책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책의 몫은 요정에게 주어도 괜찮아요. 친한 친구와 언니에게 위로를 전하며 사실은 제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좀 힘드네. 예이린, 요정이 쉬는 날인가 보다. 곧 돌아오겠지. 힘내자!' 그러면 요정이 와서 저를 다독여준 것도 아닌데 조금은 괜찮아지곤 했어요. 사랑요정이 오랜 시간을 다독여주고 아주아주 긴 휴가를 떠났습니다. 요즘은 글요정이 제 곁을 맴돌아요. 글요정이 게을러져 일을 소홀히 하면 너에게 올리는 글_도 조금 뜸해지겠지요.


당신의 숲에는 어떤 요정이 있나요? 오늘은 산책하다 그 요정을 꼭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 수도 있고, 연못 근처에 텐트를 치고 살 수도 있어요. 겨우 찾아 친구가 된 요정이 말도 없이 사라지면 제가 글로 크게 외칠게요.







오늘은 요정이 쉬는 날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