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20220405

by 예이린

지난 주부터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는 증상이 생겼다. 지하철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다가도 그랬다. 사람들 사이에서 어지러워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한 아주머니께서 나를 잡아주셨다. 가방을 어깨에 메고, 손에는 책을 세권쯤 들고 계셨다. 남은 팔로 나를 일으켜, 사람들 사이에서 “잠시만요”라고 하시며 공간을 만들어 비집고, 벤치로 데려다 주셨다. “괜찮아요? 가족한테 전화해줄게요.” “제가 혼자 살아서요. 잠깐 어지러웠어요. 조금 앉아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주머니는 몇 번 더 물어보셨고, 나도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걱정스런 눈빛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얼마나 따뜻한 눈빛이었는지는 기억이 난다. 정말 감사드려요. 저도 누군가 그렇게 주저앉는 걸 보면 용기 내서 꼭 잡아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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