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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이린 Nov 27. 2023

무용

20231126

촬영을 했다. 스튜디오와 조명, 영상을 일로 삼는 친구의 무빙까지 더해지니 우리 춤이 참 멋있게 보였다. 하지만 더 좋았던 건 중간중간 여고생처럼 웃고 장난치는 순간들이었다. 언니들의 뒷모습을 보는 게 참 좋았다. 세 시간 동안 춤을 추고 막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 통화 너머에서는 "누가 보면 돈 벌러 가는 줄 알겠어~"하는 말이 들려왔다. 그 순간에는 바로 답하지 못했지만, 난 사실 돈 버는 게 아닌데 이리 열심히 해서 더 좋은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영은언니와 춤을 췄을 때 언니에게 "이건 어디 써요?" 물으니 "아무데도 안 써"라고 했었다. 유용한 것을 찾고 쓸모를 묻게 되는 자연스러운 흐름 사이에 '그저 좋아서', '무용하더라도 그냥' 하는 마음들이 귀하게 다가온다. 참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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