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이린 Dec 03. 2023

피어싱

20231203

혜수언니가 잠시 들러도 되냐고 물었다. 그리고 밝은 얼굴로 건네 봉투. 피어싱 문구를 보자마자 알았다. 언니와 커플이라며 자랑하고 다니던, 함께 샀던 귀걸이를 잃어버렸었는데 그걸 건넨 것이었다. 언니에게 “나 울어.”라며 보냈다. 손수 만든 브라우니와 레몬청, 그리고 루이보스바닐라티 잎이라며 카페인이 없다고 했다.그 세심함과 정성에 속상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통제하려기보다는 내게 찾아오는 일들을 두 팔 벌려 안기로 다짐했지만 쉽지 않았었다. 어제 연이와 기대하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러가지 못한 게, 맑은 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앓기만 하고 있는 게 억울해서 속상했다. 그런데 언니 덕분에 “그래, 비어 있는 것이 있어 채워지는 것이지.” 생각이 들었다. 아픈 덕분에 느끼고 보인 것이 감사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붕어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