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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이린 Dec 11. 2023

낭만 목포

20231209

목포에 갔다. 우리를 태운 동우오빠는 "뭐할까요?" 물었다. 나도 목포에 가서 계획 있느냐는 질문에 "없어. 그냥 함께 존재하러 가."라고 답했었다. 그저 얼굴을 보기 위해 일년에 두세 번 모이는 우리니까. 오돈에 가서 옛날식 돈까스를 먹을 때는 스프가 무척 반가웠다. 오랜만에 둘러보는 정겨운 시장은 과일 색이 곱고, 문어숙회도 무척 싸고, 갓 썰은 족발도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동우오빠네 도착하니 우리를 늘 따스하게 반겨주는 재은이가 화사한 식탁을 차려주었다. 늦은 새벽 숙소로 돌아오는 길마저 낭만적이었다. 모든 순간이 온화했다. 저녁을 먹을 때 동우오빠가 영원회귀론에 대해 한참 말했었다. ‘지금 이 인생을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는 이야기였다. 내 인생 전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만은 분명했다. 이 사람들과의 시간은 몇만 번이고 반복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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