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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이린 Dec 28. 2023

잊지 않았으면 한다

20231224

이브날의 전시장은 잔잔했다. 여러 섹션 중에서도 PATTERNS&DOTS가 기억에 남았다. 설명을 보고서, 친구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스타에서 우연히 본 지하철 기관사의 안내방송이 있었다. 수많은 자동차들의 불빛을 보곤 한다며, "아마도 운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차에서 나오는 불빛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모르고 있겠죠. 이것은 바로 우리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는 사람은 우리의 빛을 느껴도, 정작 우리는 모르고 있다는 것이죠. 여러분 또한 저 빛나고 있는 차량들의 불빛처럼 언제, 어디서나 늘 반짝이고 있는 존재라는 것 잊지 마시고"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친구에게 링크를 보냈고, 대학교 때 교수님이 비슷한 이야기를 해준 적 있다고 했다. 4학년 때 취준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취업도, 결혼도 다 좋은데 너희는 모른다'고 했다고. 시험 치러 급하게 뛰어오고 후줄근하다고 츄리닝 입고 와서 고개 푹 숙이는 모습도, 다 당신이 보기에는 너무너무 반짝반짝 빛나고 예쁘다고, 야경 같다고. "각자 자리에서 치열하게 열심히 하는 건데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풍경이니, 너희는 너희가 이미 빛나고 있고 예쁘단 걸 알면 좋겠다" 말씀하셨다. 전시에서도 개인이 만든 패턴은 멋있었다. 조각들이 모여 마음에 이야기로 남는 이 과정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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