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31
주윤하의 연말콘서트에 갔다. 겨울에 어울리는 화면과 그 너머에 노래하고 반주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나오는 게 따뜻한 느낌이었다. 잔잔한 음악과 정겨운 농담들이 공간을 채웠고, 나는 혼자 올 때보다 훨씬 또렷하게 그곳에 존재할 수 있었다. 작년 연말 찾았던 노란 불빛의 식당과 춥지만은 않은 홍대 거리, 그리고 마침 마음에 들었던 아이보리색 모자와 리본귀걸이가 마지막 순간을 예쁜 빛으로 물들였다. 신이 나서 잠시 뛰었고, 뒤를 따라온 발걸음도 들떠 있었다. 어떤 영화도 이런 순간을 담고, 상기시키고, 꿈꾸게 하겠지 싶었다. 덕분에 힘든 일이 많은 한해였지만 좋은 안녕을 보낸다. Good Bye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