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인들을 어떤 시선으로 볼까.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지하철에서 내 옆에도 한 자리가 남아 있었고 반대편에도 한 자리가 남아 있었다. 안개꽃을 손에 쥔 여자와 꽤나 어깨가 넓은 남자가 함께 앉을 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함께 앉을 수 있는 두 자리는 없었다. 아쉬운 눈빛으로 각자 건너편에 앉으려 하길래, 일어나서 내가 반대편으로 왔다. 약간 놀란 듯 고맙다는 눈짓을 하는 연인. 함께 커플케이스를 씌운 핸드폰에 이어폰을 연결하고는 한쪽씩 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크지 않은 꽃다발은 예전의 우리를 떠오르게 했다. 뭐가 그리 아쉬워 지하철에서마저 함께 앉으려 하고, 자리가 있는데도 여자를 앉히고는 남자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대화를 하는 걸까. 사실 나도 다 아는데 새삼스레 "뭐가 그리 좋아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내가 연인들을 이런 눈빛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문세와 나얼이 함께 부른 봄바람-의 가사처럼 "그때 우린 저들 같았을까 떠올려"보는 거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테지만, 내가 어리고 외로이 혼자더라도 오늘 같은 따뜻한 시선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