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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이린 Apr 11. 2024

만끽

20240407

벚꽃을 보러 갔다. 차를 타고 가면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데 한참을 기다릴 것 같아, 조금 무거워도 짐을 들고 걸어가보기로 했다. 날씨는 봄 그 자체였고, 가는 길에 라떼를 하나 샀다. 공원 초입에 커다란 벚나무가 있었고, 그 아래 계시던 분들이 마침 일어나 금세 자리잡을 수 있었다. 촌스러운 은박돗자리 위에 사용하지 않는 커튼을 덮고 앉았다. 도시락을 여니 샌드위치와 김치볶음밥이 있었는데, 주먹밥을 해온 건데 다 무너진 거라고 했다. 엉성한 것들 사이에서도 모든 게 달큰하고 유쾌했다. 맑은 하늘 아래 연분홍 꽃잎들이 흔들리는 걸 보다가 소설을 읽었다. 일년에 한, 두 번 찾아오는 봄날의 행운을 만끽할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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