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어제 우연히 발견한 피크닉세트를 대여하기로 했다. 출발하는 길 날이 흐릿해서 완벽한 선택지라고 여겨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냥’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낯선 시도가 불러온 장면은 가히 아름답고 풍요로웠다. 우리를 둘러싼 나무와 잔디의 푸른빛은 눈부셨고, 자연이 주는 새의 지저귐은 싱그러웠다. 하늘은 어느새 본연의 맑은 빛을 내었고, 빛은 따스했다. 어제 도자기마을에 가는 것도, 오늘 이곳에 오는 것도, 해보기 전에는 무엇을 줄지 막연했던 것이었다. 그 막연함이 쨍한 만족감이 되어서, 아직 확정하지 못한 올해의 여행에 대해서도 힘을 더해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