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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예지 Jun 14. 2020

도레미파수박씨도

수박 먹다 뱉은 수박씨 발아한 사건


수박 먹다 뱉어둔 수박씨가 발아했다


도레미파를 입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후로 매일 밤 도레미파의 사진을 찍어왔는데,

3일 전 이상한 게 눈에 띄었다.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 도레미파 옆에서 

수박씨가 발아한 것. 그것도 둘이나..!!

늘 도레미파와 함께하는 스크럼프


그래서 얼떨결에 이어진 포스팅

기분이 우울할 땐 갑자기, <도레(미)파수박씨도>

부제: 핫뚜셋뚜




지난주 일요일 밤, 신나게 수박을 (퍼)먹던 나는

수박의 달콤함에 감동한 나머지

도레미파 사진을 찍으러 일어났다가

수박씨를 뱉어 도레미파 옆에 묻어주었다.


혹시 싹이 날지도 모르니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두 개!


그리고 4일 뒤 목요일 밤, 

여느 때와 같이 도레미파 사진을 찍다가

이상한 걸 발견한다.


'저기 웬 흙덩이가 들려있지..?' 하고 들춰봤는데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헿 정말로 수박씨가 발아했다!!!

오 두 개 심어놓은 게 효과가 있었나? 싶었는데


그다음 날 두 번째 수박씨도 발아했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검색도 해보고

모든 정보가 있는 가상세계


도시농부에게 조언도 받았다.

재능 있는 도시농부의 #슬신텃밭


그리고 주말, 새싹들을 좋은 집으로 이사시켰다.


겸사겸사 서울대 가고 싶어 하는 도 이발도 하고, 

며칠 전 물을 너무 많이 줘버려서

뿌리가 썩어버린 미를 보내주었다ㅠㅠ


아래는 도레미파가 함께한 마지막 사진.

서울대 가고 싶어 하는 도 (feat. ㅅF)


안녕 미... 

진액 미인, 미
그는 좋은 파였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수박씨 옮겨심기 작업에 돌입

그릇이 커야 큰 사람수박이 된다. 

는 믿음으로 산 대형 화분


훗 이번엔 비닐장갑 끼고 제대로 했다.


갓 발아한 새싹들에게는 다소 위협적인 

비닐장갑 낀 인간의 손


뾱-


아... 흙을 살살살 파다가 비닐장갑을 껴서

잘 안 뽑히고 흙만 튀길래

뾱- 뽑았는데

뻑- 소리가 났다


..................ㅎ


뿌리가 뭔가 조금 끊긴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그래도 일단 심어 본다..!!


새싹 모양이 하트 같아서 첫째는 핫뚜

둘째는 첫째랑 모양이 같으니까 셋뚜

핫뚜셋뚜


그리고 둘이 살기엔 집이 너무 큰가 싶어서

나는 또 과일을 먹다가 씨를 뱉어 

핫뚜와 셋뚜 옆에 심어두는데.....

(본격 발아하면 이어지는 포스팅)




기분이 우울할 땐 갑자기, <도레(미)파수박씨도>

총 평: 씨앗, 그것도 먹다 뱉은 씨를 발아시킨 건 처음. 완전히 새 생명이 탄생한 것이라 그런지 도레미파 자라는 걸 보는 것보다 더 묘한 기분

- 기분 회복력: 첫 만남 200%, 이후 볼 때마다 순간 기분 회복 20%

- 순수함: ★★★★★

- 즐거움: ★★★★★

- 난이도: ★☆☆☆☆

- 총비용: 1만 원 이내 (먹던 수박, 화분+받침대, 배양토)

- 색깔로 표현한다면: 초록 핑크

- 코멘트: 1) 인공 수정하는 법을 알아뒀다. 2) 과일을 먹다가 문득 씨를 챙기는 버릇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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