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일
2026년이 시작되기까지 단 3일이 남았다. 12월 내내 엉망이었던 집도 얼추 정리가 되었고, 담당하던 일도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지난주 첫 판매를 시작했다. 이제 정신 차리니 내게 남은 2025년은 겨우 72시간, 아니 63시간. 째깍째깍.
작년에는 굵직한 변화가 있었지만 올해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올해만 3개 브랜드에 몸을 담았다. 여기서 저기로 이동은 많았지만 정작 쉰 날은 거의 없었다. 기존 업무를 끝내자마자 다음 일을 곧바로 시작했고, 받았던 월차도 돈으로 돌려받았다. 쉬던 날도 혼자 조용히 있기보다는 대부분 누군가와 고성으로 다녀온 기억뿐이다.
내년은 어떤 한 해가 될까. 상반기에는 3~4년 간의 광진구 생활을 정리하고 이사를 한다. 환경, 특히 주거라는 영역은 개인에게 필연적으로 큰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휴일과 주말이면 언니와 조카들을 함께 돌보며 쌓아온 루틴을 바꿔야 한다. 남들과 약속 한번 맺는 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손 내밀지 않으면 안 되는 몇몇 인연들은 자연스레 정리가 될 것이고, 그 빈틈 사이로 새로운 이를 만나게 될 것이다.
또 한 번의 격동기가 될 수도 있고 마치 원래 그랬던 것처럼 무척 자연스러운 1년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어도 좋겠지만 바라는 것은 어떤 모습이어도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올해 가장 많이 새긴 문장은 결정을 하고 옳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시위는 이미 팽팽하게 당겼다. 물러설 수 없다. 내년에는 과녁판에 활이 제대로 꽂히도록 방향을 조정하고 손을 놓을 것이다. 그게 단번에 탁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조급해하지 말기.
연말의 분위기가 나마저도 설레게 하는 요즘이다. 많은 것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 빈자리에 올 것들이 무얼까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부디 사랑과 인연이 충만한 한 해가 되기를, 올해의 씨앗들이 잘 자라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