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바쁘다고 놓치지 말고 꼭 즐기자
쿼터 다이어리
기획자의 독서에 합류하면서 분기 별로 추가된 리추얼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쿼터 다이어리다. 다 같이 줌으로 모여 그 분기별 단 하나의 장면을 꼽아 사진과 함께 소개하는 시간이다. 작년 말에 합류한 나의 경우는 올해 1분기부터 시작해 이제 3번째 참여했다. 생각해 보면 주로 업무용 인증과 스크린샷을 남길뿐, 주변에 비하면 일상 사진을 많이 찍는 타입도 아닌데 그 한 장 고르는 게 참 고민이 된다.
저번엔 일출 항해의 한 장면을 뽑았는데, 이번엔 교암리의 바다를 그린 작품을 뽑았다. 원화로 직접 보았을 때 꽤나 오랜 시간 일렁였던 사진이었다.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풍경을 바라봤을 작가님이 상상되고, 그 사이에 이 풍경을 익숙한 곳이라 인식하게 된 나 스스로의 변화가 놀라웠다. 매일 바라보던 컴퓨터 배경화면이 갑자기 내게 말을 건 것 같은 순간, 그런 순간이 또 올까 싶어서 더 애틋했던 것 같기도 하다. 비록 그때 원화를 사는 데는 실패했지만, 언젠가 교암리 바다를 담은 작품을 내 방에 꼭 걸고 싶었다. 어쩌면 아쉬워서 더 기억에 남았을지도.
어제도 1시간을 꽉 채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웃음 짓고 감동하고 응원하는 우리들의 시간, 독서를 넘어 생각과 일상을 나누는 쿼터다이어리 덕분에 올해 3분기를 잘 회고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가을 삭제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큰일이다. 가을이든 겨울이든 날이 쌀쌀하면 코트를 자주 입는데 코트가 집에 하나도 없는 탓이다. 보관하던 코트들을 부랴부랴 출고 요청했지만 한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한단다. 봄보다 가을의 컬러를 더 좋아해서 요맘때쯤에 없는 약속도 만들어 밖에 자주 나가곤 하는데 이 행복이 너무 짧을까 봐 걱정이다. 난 아직 부족하다. 선선한 날씨에 야장도 즐기고, 한강에 앉아 책도 읽고, 아이들과 공원 나가서 산책도 더 하고 싶은 내 마음을 왜 몰라주냐! 속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