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차하는 사이에 하루가 갔다 그래도 포기만 안 한다면
프로그램 끝
김제에서 3주간 참여한 예비창업자 대상 로컬 프로그램이 어제로 드디어 끝났다. 서울과 김제를 잇는 버스 편은 하루에 딱 3편밖에 없고, 더욱이 한 번 오갈 때마다 편도로 3시간 30분을 꽉 채워야만 겨우 도착할 수 있었기에 쉽지 않았다. 물론 일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종종 올 일이 있겠지만 그건 일이라 다른 느낌이겠지. 첫 주엔 죽산을, 그다음 주부터는 구도심에 머무르며 김제를 눈에 익혔다. 3주간 지켜본 김제는 겉보기에 매우 조용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도시 같지만 그 안에서도 치열하게 저 만의 업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생동감이 생각보다 큰 곳이다. 작년 기준으로 전입신고를 한 청년의 수가 늘었다고 어깨너머로 들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부르기에 가능한 일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뉴키즈와 에프엘디, DMO의 헌신에도 놀랐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전국 로컬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그 와중에도 눈에 띄는 좋은 연사들을 섭외하고 알찬 워크숍을 구성했다. 우리는 평일에 진행했지만 다른 기수들은 주말에 진행한다고 하니 또 얼마나 공수가 많이 들어갈까. 아침이면 아침, 점심이면 점심, 저녁 네트워킹 시간까지도 허투루 준비한 것이 없었다. 우리 프로그램이 끝나면 그들은 숙소로 들어가 다른 업무를 처리했다. 늦은 시간에도 도움이 필요한 참가자를 붙잡고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들 저마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나 역시도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가 없었다.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사업계획서와 워크숍까지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이 프로그램을 준비한 사람들 덕분일 것이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건 언제나 사람이라는 사실을 또 깨닫는다.
내가 보는 나, 남이 보는 나
마지막 날 진행했던 워크숍 중에 이런 주제가 있었다. 내가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내가 다르다면,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할 수 있을까? 그 주제로 이야기를 듣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워크숍이었다. 나의 키워드를 가지고 연사님이 예시로 들어주신 콘텐츠 주제는 '금요일마다 번아웃이 오는 워커홀릭'이었다. 보통 번아웃이 오면 그다음엔 적당히 하게 되는데 매번 까먹고 처음처럼 열심히 하고 마는, 그래서 일상적인 번아웃을 워케이션으로 해결한 워커홀릭. 물론 아이데이션하면서 가볍게 말씀해 주신 부분이라 이걸 그대로 쓸 수는 없겠지만 남들이 나에게 궁금해하는 지점, 나의 키워드라고 생각하는 지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지점,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키워드를 내가 스스로 잘 파악하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나의 인생 여정, 중요한 전환점, 하고 싶은 일, 세상에 알리고 싶은 가치에 대해서 인터뷰하고 거기서 키워드를 뽑는 간이 인터뷰 형식이라 방식도 어렵지 않다. 나중에 친구들과 해보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언젠가의 커피챗 주제로 킵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