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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지데이지 Jan 26. 2019

내 인생의 장르

해피엔딩을 위한 만남

사람마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멜로만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액션이 취향 저격이다. 또, 어떤 사람은 지구가 망해, 우주로 가서 외계인을 만나는 SF만 찾아본다.


영화는 하나의 세계관을 담은 작은 세상이다. 성향에 따라 영화 취향이 다르듯, 삶을 보는 시각도 그만큼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인생도 장르별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각자의 성향에 따라 결정되는 장르.


툭하면 단톡방에 방 탈출을 하자는 S 오빠는 문제 풀이를 좋아하는, 목표지향적인(goal-oriented) 사람이다. 그의 장르는 추리나 스릴러쯤 속할 것이다. 


나는 보나 마나 멜로다. 몇 번 실패하고 실망했는데도, 여전히 사랑을 믿고, 다시 모든 것을 걸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창래 작가의 영원한 이방인(Native Speaker)을 읽으면서 멜로 인생을 사는 여자와 액션스릴러를 사는 (직업도 스파이!) 남자 커플을 보았다. 


여자는 공감받기를 끊임없이 바라고,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감정적인 여자를 어떻게 다룰지 몰라 피하기만 한다. 시간이 흐르고 어려운 일이 닥칠수록 그들의 사이는 멀어져가고, 결국 여자는 남자를 두고 홀로 여행을 떠난다. 


이들의 불화는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둘의 장르가 다를 뿐이다. 원하는 것, 바라보는 곳이 다르기 때문인 것이다.


부부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오랜 여행을 함께 할 파트너인데, 장르가 같다면 그들의 영화는 해피엔딩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소설/영화 "노트북" 중, 앨리와 노아가 바닷가에서 나눈 대화가 인상적이다. 앨리가 전생에 자신이 새였을 거라고 우기자, 노아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젖다가 인정해준다. 

Noah: you are a bird.
Allie: Yeah. Now say you are a bird.
Noah: If you are a bird...I'm a bird. 

노아: 너는 새야.
앨리: 응. 이제 너가 새라고 말해.
노아: 너가 새면, 나도 새야.  


함께하기 위해 돈도 자존심도 버린, 새가 되어도 마냥 행복한 커플. 멜로 조합의 아주 좋은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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