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욕심, 그리고 열심

by 권예지



욕망 欲望/慾望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

욕심 欲心/慾心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

열심 熱心
어떤 일에 온 정성을 다하여 골똘하게 힘씀. 또는 그런 마음.


나는 욕망녀일까, 욕심녀일까, 열심녀일까. 이 모두를 오고 가는 것 같다.


어떤 날은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걸까?라고 주춤하다가, 어떤 날은 선을 정하지 말고 지르면 안 되나? 했다가, 너무 나만 생각하며 접었다가, 그냥 질러!라고 지르기도 했다.


누군가의 욕심에 내가 부품으로 쓰이는 것 같아 속상했다가, 나도 그랬던가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홍성남 신부의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라는 칼럼을 만났다.



* 홍성남 (2024. ). [홍성남의 속풀이처방]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중앙일보>.


홍성남 신부는 욕심과 욕망을 구분한다. “욕심은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건 자기 욕망만 채우려는 것, 다른 사람들을 갈취하여 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반면 “욕망은 필요한 것”이라고 하며, 욕망은 살아있다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인 욕망 2가지, 생리적 욕구와 정서적 욕구를 이어 설명했다.






욕망이 샘솟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욕망은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한다.


하지만 욕망은 항상 곧게 흐르지 않는다. 누군가를 향하던 마음이 어느새 자기만을 향해 굽을 때, 욕망은 욕심이 된다.


욕심은 쾌쾌한 냄새를 만든다. 욕심은 공기를 무겁게 한다. 욕심은 번들한 포장지를 하고 있어, 때로는 알아차리기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가만 듣고, 들여다보면, 겉으론 대의를 말하지만, 결국 자기만을 위한 일이라는 걸.


그럼에도 이상하다.

“이번엔 제가 욕심 내보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는 기꺼이 이용을 당해준다.


욕심을 인정하고 욕심부리고 싶다는 사람의 얼굴엔 부끄러움과 단단한 의지가 함께 있다. 그 속에는 숨김이 없다. 계산 대신 진심이 있다. 그런 욕심은 돕고 싶어진다. 도와준 뒤에는, 내가 한 발 옆에서 함께 걸었다는 기억이 남는다.






욕망과 욕심은 열심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수많은 열심 때문에 수많은 혜택을 느낀다.



아파트 커뮤니티 헬스장 오픈!

아파트 지하에 커뮤니티 헬스장이 재오픈했다. 이번에 잘해보고 싶다는 대표님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꾸준히 헬스 기기를 들여놓으신다. 아침, 저녁으로 청소하시는 분도 열심히다. 갈 때마다 뭔가 하나씩 개선되어 있다. 이번에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 덕분에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곳이 지척에 있다. (그래서 자책감이 더 커지기도 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술 선생님의 아기자기 디테일

미술학원 층수가 바뀌었다. 이사 후 화실이 바뀌는 모습을 보니, 정성이 문을 넘어 슬금슬금 나왔다. 아이들의 그림을 정성스레 전시해 두었다.


5월 가정의 달은 물론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시고 결과물을 집으로 보내주신다. 직접 만드신 스티커를 붙여 투명봉투에 넣어주실 때면, 섬세한 다정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겨울, 할로윈 시즌에 맞춰 아이들과 함께 준비해주신 작품과 선물



피아노 선생님의 열정

1년에 1번은 꼭 피아노 선생님이 학원에서 작은 연주회를 연다. 심지어 난이도도 꽤 높은 편이다. 아이 능력치에 맞춰 편곡도 해주신다.


완성도가 더 높은 곡을 위해 월 원비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아이 레슨을 더 챙기신다. 아이에게 레퍼토리를 만들어주고, 음악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늘 한결 같이 아이를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아끼지 않으신다. 원장님이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구움 연구소의 따스한 온도


서촌의 39도 스콘 대표님과 고마워서그래 대표님이 어린이 구움 연구소를 열었다.


두 분 모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시간을 내며 스콘을 굽고 그래놀라를 구웠다. 내가 할 수 있는 시간만큼을 하시겠다 하셨어도 분명, 무리하는 시간도 있으셨을게다.


그럼에도 시간을 밀고 당기며 재미난 클래스를 여신 거다. 두 분의 열심으로 나는 2시간의 자유를 얻었고, 맛있는 스콘을 먹었다. 또한 누군가의 열심은 누군가에게 긍정의 여운을 짙게 남긴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진짜 맛있었다


창밖은 여름


각기 다른 직업과 나이를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10주 동안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누군가는 직장에서의 소진을,

누군가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꺼냈다.

서로의 문장을 읽어주고, 응원을 표현한다.


글이 한 사람의 욕망을 다른 사람의 열심과 어떻게 연결하는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경험을 기꺼이 꺼내놓는 순간들이 모여 연결을 만들어내는 순간을 봤다.






나의 욕욕심심이 누군가에게


좋은 욕망과 건강한 열심은 사람을 살린다.

나쁜 욕심은 관계를 말린다.

내가 닮고 싶은 건 언제나 전자다.


내가 느껴왔듯 나의 욕망과 열심이 누군가에게 일말의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감사하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욕망한다.


욕망녀,

여기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쉬어가는 페이지: 낄낄 깔깔 웃는 순간만 수집하고 싶다